언양읍성내 옛 언양초등학교 건물과 부지를 매입함으로써 그 동안 지지부진했던 언양읍성 복원이 본격화 됐다. 언양초등학교는 언양읍성의 가치를 몰랐던 때 건립된 건물이지만 읍성의 가치가 재발견되면서 읍성의 복원이 계속 거론돼 왔다. 마침 언양초등학교 매입이 성사됐다고 하니 읍성 복원의 숙원사업이 한 걸음 앞당겨졌다고 할 수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언양초등학교를 매입했다고 무턱대고 핵심시설인 관아시설의 복원부터 서두르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관광도 좋지만 부실한 고증은 돌이킬 수 없는 유적의 폐허화를 초래할 수 있고, 막대한 예산을 탕진할 수도 있다. 언양읍성은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다만 그대로 놔두자니 미관상 문제가 있으므로 원형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 정비를 하는 것이 유적발굴의 원칙이다.

언양초등학교는 1906년 4월1일 영명학교로 창설돼 1913년 5월1일 언양공립보통학교로 개교했다. 이후 1949년 9월1일 언양국민학교로 교명이 바뀌었다. 언양초등학교는 언양읍성 내에 위치해 있지만 구시가지에서 보면 이 곳이 읍성 내인지 밖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그래서 지난 2013년 국비 30억원과 시비 16억원, 군비 28억원 등 74억원을 들여 남문 격인 영화루를 준공했으나 이 영화루 역시 인근 주택과 언양초등학교에 가려 관광객들이 찾아 오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언양초등학교 매입은 울산의 매우 중요한 관광자원을 하나 더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언양읍성은 평지에 자리한 정방형 읍성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원형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높은 문화재다. 또 언양읍성은 경주, 울산, 밀양, 양산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우리나라 읍성 가운데 가장 잘 보존돼 있는 읍성 가운데 하나로도 꼽힌다.

울주군은 이 언양읍성 가운데 일부인 언양초등학교의 부지를 발굴해 관아건물 터가 확인되면 문화재청에 복원신청과 예산요청을 하고 빠르면 2021년부터 복원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언양초등학교 자리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이 자리가 언양읍성의 중심건물인 관아이기 때문이다. 관아를 중심으로 읍성 내의 모든 건물의 배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관광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바늘을 허리에 매서는 안된다. 차근차근 고증을 하고 난 뒤 문제점이 없는지 확인한 후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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