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형석 사회부
김진규 울산남구청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민들과 소통을 활발히 하는 지자체장 중의 한명이다. 블로그를 비롯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각종 SNS상에 자신의 행정철학을 피력하는 것은 물론 지역 현안과 심지어 국정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가감없이 내고 있다. 상당수의 정치인이나 지자체장이 바쁜 일정 탓에 보좌관 및 비서 등을 통해 SNS에 글을 올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김 청장은 직접 써서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SNS상에서 네티즌, 시민들과 현안에 대한 토론 및 논쟁까지도 벌인다.

이러한 김 청장의 행보에 대해서는 “스마트폰과 SNS로 대변되는 실시간 소통시대에 민선 지자체장으로서 바람직하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구청장이 시시콜콜한 사안까지 간섭하고 관할지역외 현안까지 올리는 것은 과하다”는 부정적 평가가 상존하고 있다. 일부 부정적 여론도 있지만 SNS를 통한 ‘소통행정’을 하는 것에 대해 크게 나무랄 사람은 없다. 하지만 SNS상에서 지자체장이나 정치인이 글을 올릴 때는 단어 하나와 표현에 있어 누구보다 신중함을 기해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개인이 아닌 지자체장, 정치인 등 공인(公人)으로서 글을 올리는데다, 이 글에 대한 파급력은 사안에 따라 기사화 등 큰 이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청장은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지로 국외출장을 실시중이다. 그런데 이번 출장은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을 위한 벤치마킹’이 명시돼 지역사회 안팎에서 적정성 논란이 일었고, 본보는 지난 20일자 단독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가자 이튿날 김 청장은 출장중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도와 관련한 불편한 심경을 피력한 글을 게재했다.

이어 지역방송사도 이 내용을 보도하자 “울산의 미래와 다가올 제조업 위기극복을 위한 문화관광을 통한 민생문제 해결은 대곡천 반구대암각화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는 요지의 장문의 글을 올리며 재차 출장에 대한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청장은 그러면서 글제목에 ‘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려야 한다’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요즘 중앙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막말’ 논란으로 연일 시끄럽고,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신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자체장이나 정치인들이 누구보다 언행에 신중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무엇보다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차형석 사회부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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