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진화·발전하는 인공지능
상상 초월하는 양자컴퓨터 기반
울산도 새로운 세계에 대비해야

▲ 김형석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후원회장

과거를 알아야 현재가 있고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Artifical Intelliqence)의 시작이 언제부터인지 필자의 상상력으로 거슬러 올라가본다. 필자는 그 기원을 무속신앙을 포함하는 수많은 서양의 점성술, 동양의 주역을 바탕으로 한 명리학 그리고 우리나라의 토정비결 등을 떠올려 본다. 실제로 점성술사의 별점, 철학관에서의 주역 등은 우주의 섭리를 데이터베이스화 했다고 이야기하기에 손색이 없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점쟁이를 예로 보자. 점쟁이는 의뢰자의 말투, 표정 여러가지 질문을 통해서 순간순간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리고 각자 고유의 방식으로(산통을 흔들거나, 제비를 뽑는다든지, 쌀을 뿌리거나, 부채를 좌우로 기울여) 의뢰자로 하여금 절대적으로 믿음을 갖게 만든다. 의뢰자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상 신기하게도 듣고 싶은 결론이나 해답에 다가간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바로 인공지능의 기본틀인 알고리즘의 시작인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약 20년전 모 전자회사에서 대표이사가 나와서 인공지능을 말하면서 세탁기를 광고했던 시절이 있었다. 회사대표가 광고모델이 되었다는 것도 센세이션했지만(그것도 좋은 학벌에 수십억의 연봉을 받는 점잖은 하얀 머리의 사장) 인공지능이라는 신무기를 장착한 세탁기라고 하니, 이름 또한 카오스(현대물리학의 기초이론으로 인공지능을 이야기할 때 중요한 필수이론. 영화 쥐라기공원에서 공룡을 복제할 때 사용기도 함) 세탁기라. 그때만 해도 그게 그거지 무슨 인공지능이라는 괴상한 단어를 만들어 소비자를 유혹하나 했지만 지금은 세상 화두의 정점에 와있다.

최근의 인공지능을 이야기하자면 단연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이 떠오른다. 필자뿐 아니라 다수의 프로해설가는 이세돌의 낙승을 예상했고 구글이 비록 지더라도 자사의 광고효과를 보려고 했다는 정도로 이해했을 것이다. 이세돌의 모델료로 10억 정도는 아깝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다섯판에서 이세돌은 겨우 넷째판이 돼서야 한판을 이겼다. 세상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의 두려움을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과연 알파고는 바둑을 잘 두는 것일까? 알고보면 알파고의 원리는 저장된 수만편의 바둑기보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내는 시스템인 알고리즘을 통해 상대의 수를 대응하는 기계일 뿐이다. 그 예로 상대가 이기기 위한 수를 두지 않고 전혀 엉뚱한 수를 두었을 때 알파고는 당황한다고 한다. 오로지 이기기 위한 수에 대응하는 알고리즘에 혼선이 오는 것이다. 최근에는 그 기능이 수십배가 더 늘어난 상태라고 한다.

이제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할 것은 자명하다. 여기에 인간미를 장착한 인공지능시대가 온다면 어떨까? 지금 전 세계뿐 아니라 가깝게는 우리 지자체도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로 각종 신산업을 연구하고 육성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먼저 준비하고 선점하는 것은 어떨까? 아직은 인공지능이 사람이 가진 인간미를 장착하진 못했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연의 터미네이터의 시대 배경이 2029년이다. 아마도 1997년 제작당시에는 꽤나 먼 미래였지만 지금으로선 불과 10년밖에 남지않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자신의 목적과 임무를 수행하고 용광로 속으로 사라지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I Will be back’을 외치고 산화한 인공지능의 기계가 인간미를 갖춘다면 어떨까? 아니 어쩌면 그것을 갖추고 다시 돌아올 날을 우린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얼마전에는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었다고 한다. 수퍼컴퓨터가 10억년에 걸쳐 풀어야하는 소인수분해를 불과 100초만에 풀 수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과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세계에 대비해야 할 때다. 울산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6일에 지역 정치권, 산업계, 노동문화계, 학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수소산업진흥원 범시민 유치위원회가 열렸다. 수소메카를 시작으로 그동안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분야 그리고 신성장 산업인 풍력발전 등에도 인공지능과 양자역학을 활용해야 될 것이다. 이에 산학협동도 한몫을 해야 할 것이다. UNIST라는 좋은 인재양성소와 울산대학교의 다양한 연구인프라도 있다. 속도와 기능의 싸움뿐 아니라 거기에 인간미도 가미된 시대, 울산이 그 선도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형석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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