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목, 근대미술로 오는 길목’ 전시회를 찾은 사람들이 운보 김기창의 예수생애도를 감상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운보 김기창 ‘예수생애도’
예수의 삶 한국화로 완성
‘아기예수…’ ‘오병이어’등
30점중 3점 전시장에 소개

경상일보가 창간 30주년을 맞아 마련한 ‘보묵(寶墨)’전에는 한국적 풍속화와 종교화를 접목 해 한국화의 영역을 확장시킨 운보 김기창의 ‘예수생애도’가 소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운보의 ‘예수생애도’ 작업은 ‘수태고지’부터 ‘부활’까지 예수의 삶을 30점의 한국화로 완성한 것이다.

그림에서는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천사 등이 모두 한복을 입은 우리나라 사람으로 나온다. 운보는 한국전쟁 중인 1952~53년 처가인 전북 군산으로 피난 가서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전쟁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잊기 위해, 이 땅에 평화가 오기를 기원하며 작업에 몰두했다고 전해진다.

보묵전에서는 30점 중 ‘아기예수의 탄생’ ‘오병이어(오천인을 먹임)’ ‘헤롯왕의 아이들 학살’ 3점이 소개된다. ‘아기예수의 탄생’은 마굿간을 배경으로 한 서양의 그림과 달리 외양간을 주무대로 하고 있다. 쓰개치마를 쓴 마리아가 아기예수의 강보를 붙잡고 있으며 그 옆에서 갓 쓴 요셉이 기도하고 있다. 커다란 황소가 그림의 배경이 되고 있다. 경배하는 아낙네들 역시 한복차림이다.

한편 ‘근대미술로 오는 길목’ 부제의 ‘보묵전’은 김홍도, 최북 등 조선중기 서화와 도자기를 비롯해 명성황후 친필, 운보 김기창의 70년 화업을 보여주는 연대별 대표작 등 140여 점으로 구성된다. 울산박물관 2전실에서 6월30일까지. 7000~4000원.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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