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이 27일 울산을 방문한 김영문 관세청장을 만나 현재 대구본부세관 소속인 울산세관을 관세청 직속의 울산직할세관으로 승격해달라고 요청했다. 울산세관을 울산광역시에 걸맞은 직할세관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여론은 여러번 있었지만 이처럼 공식적으로 승격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세관의 직할세관 승격은 마땅히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는 시점에 수출의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는 세관의 역할이 후진적인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마땅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울산세관은 명실상부한 국내 3위의 물동량을 자랑하는 곳이다. 지난해 울산항의 물동량 실적을 보면 전국 물동량의 12.5%에 이르고 있다. 1위가 부산항, 2위가 광양항, 4위가 인천항, 5위가 평택·당진항이다. 그 중 액체화물은 전국의 30.1%를 처리하면서 단연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울산에 석유정제, 석유화학업체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울산의 석유화학단지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제품들은 다시 울산항을 통해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울산세관은 이런 저런 이유로 직할세관이라는 자격을 아직도 부여받지 못했다. 송 시장은 “울산은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세관은 대구본부세관 산하기관으로 돼 있어 광역시 행정에 걸맞는 세관이 필요하다”면 직할세관 승격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액체화물 전국 1위의 울산항이 아직도 대구본부세관의 산하기관으로 돼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의 시스템이 왜곡돼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단적인 증거다.

울산지역 기업들은 한결같이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수출입기업지원센터’는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 등 5대 본부세관과 평택직할세관에만 설치돼 있는데, 울산지역 수출기업들은 볼일을 보러 대구까지 가야 하는 불편을 지금도 감수하고 있다. 특히 인증수출자 증명발급은 본부세관 고유업무로 방문민원 처리시 많은 시간과 경제적인 손실을 발생시킨다.

대구본부세관은 대구세관, 울산세관, 구미세관, 포항세관, 속초세관, 동해세관 등을 관할한다. 그러나 울산세관의 수출입 물동량은 나머지 세관들의 물동량을 훨씬 웃돈다. 울산세관은 다시 말하면 배(대구본부세관)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인 셈이다.

울산세관은 반드시 직할세관으로 승격돼야 한다. 지난해 2009년 5월1일 평택세관은 물동량이 급증했다는 이유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직할세관 자격을 부여받았다. 평택당진항은 2018년 기준 전국 물동량이 5위다. 그렇게 치면 물동량 전국 3위인 울산항의 울산세관은 당연히 직할세관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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