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틈틈히 써둔 글들을 모아 훗날 아이들에게 엄마의 삶의 자취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는 김정락(43·엔진품질관리부 차장)씨가 1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가 남긴 글들을 모아 "물빛 인연 결 고운 사람"(도서출판 제일)을 펴내 1주기가 되는 지난달 24일 경주시 광명동에 있는 아내의 산소에 바쳤다.

 이 책에는 문학동인 "여백"에서 활동했던 아내 최형월씨의 수필, 일기, 투병기, 지인과 주고받은 e메일, 최씨를 지도했던 소설가 문선희씨와 동인들의 추모글 등 총 77편이 실려있다.

 유고집에는 그의 소박한 심성과 남편 및 아이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암과 싸우면서 고통을 이겨내려 애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읽는 이들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아내 최씨는 지난해 초 담낭암 판정을 받고 7개월간 병마와 싸우다 1년전 어린 두 아이를 두고 끝내 숨졌다.

 김씨는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그 아픔까지 대신 해줄 수 없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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