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영 UNIST 총장 - ‘크리스퍼가 온다’

(제니퍼 다우드나·새뮤얼 스턴버그 지음/프시케의숲)

▲ 정무영 유니스트 총장이 추천도서 ‘크리스퍼가 온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크리스퍼가 온다’는 유전자 가위 기술이라 불리는 크리스퍼를 최초로 개발한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교수가 직접 쓴 책이다. 이 책은 유전자 가위의 연구개발 과정과 그 원리를 소설처럼 재밌게 풀어내는 동시에 인류에게 주어진 신의 도구인 ‘크리스퍼’가 가진 양면성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요청한다.

정무영 UNIST 총장은 지난해 UC 샌디에고 출장 중 UNIST 박종화 교수의 소개로 프레션트 말리 박사의 연구실을 방문했다. 그는 유전자 가위 기술과 게놈 정밀 분석을 통해 희귀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치료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크리스퍼라고 불리는 유전자 가위 기술의 부작용 극복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었다. 정 총장은 연구에 대한 그의 확고한 의지와 열정에 매료돼 크리스퍼 기술에 관심을 갖고 관련 자료를 찾던 중 ‘크리스퍼가 온다’를 만났다.

정 총장은 “이 책은 생명과학 분야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보면 생명체의 여러 특성을 원하는 대로 변형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현실이 눈앞에 있음을 알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사람들의 삶은 빠른 변화로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고, 특히 크리스퍼 기술과 함께 다가올 바이오 혁명에 대한 준비와 대비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 속에 인상 깊었던 문장으로는 ‘나는 흡사 프랑켄슈타인 박사라도 된 기분이었다. 나는 괴물을 창조한걸까?’(274p), ‘과학자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의 연구를 공개하고 대중에게 알리며, 자신의 연구에서 파생될 수 있는 위험, 이익, 영향에 관한 공적 토론에 참여하리라고 믿는다’(274p)를 꼽았다. 정 총장은 인간 게놈을 개조하는 능력은 잘못 오용되면 엄청난 비극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특히 과학자들의 책임의식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다양한 결과물들을 사회에 확산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같이 나누며, 대중들과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생명과학자들이 세포내 DNA 특성을 규명하고 있는데 이게 어디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면 유전자 가위로 거기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찾아 잘라 다시 수선할 수 있다”며 “유전자 가위는 신의 영역으로 들어간 것이고, 제니퍼 교수도 이에 대해 이론적으로 괴물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슈퍼맨도 만들 수 있어서 신의 영역을 최대한 침입하면 안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UNIST는 2017년 설립된 게놈산업기술센터를 통해 울산 만명 게놈프로젝트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제브라피쉬의 유전자 편집 등 크리스퍼를 이용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김봉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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