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현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시간을 담은 건축 주제로
건축 나아가야할 방향 강연

▲ 27일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일보비즈니스컬처스쿨 제13강에서 유용현 울산대 교수가 ‘시간을 담은 건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건축은 단순한 공간적 의미를 넘어 그 시대의 감성과 트렌드를 담아내는 종합예술로 자리매김했다. 경상일보 명품특강 비즈니스컬처스쿨(BCS)이 건축전문가를 초청해 건축문화역사와 미래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용현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27일 열린 제9기 BCS 13강에서 ‘시간을 담은 건축’을 주제로 100분 간 강연했다.

그는 “근대(20세기) 이전의 건축은 공간과 시간이 완전히 분리됐던 반면 근대에는 공간과 시간이 어우러지기 시작했다. 현대 건축은 복잡하게 얽힌 시간 속에 공간과 함께 정보까지 공존한다. 이 빅데이터 정보는 시간에 의해 축적됐으며, 건축은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인간이 가진 기억 속 사건은 공간(장소)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간 자체가 아니라 그 공간에 담긴 기억이기도 하다. 즉, 건축은 기억을 수집(저장)하는 기계”라고 했다.

그는 영화 ‘집의 시간들’을 예로 들기도 했다. 영화는 재건축을 앞둔 서울 둔촌주공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이자 201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빌라 사보아(Villa Savoye)’와 카를로 스카르파 (Carlo Scarpa)라는 건축가가 1978년 설계한 이탈리아 베로나 은행 건물을 비교하면서 “건축물은 앞으로의 시간 속에 어떻게 늙어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건축·도시를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고, 에너지를 덜 쓰고, 친환경적으로 건축할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건축이 시간에 어떻게 담겨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풍화될지 고려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건축은 시간을 이어야 한다. 그래서 미래가 기다리는 건축이 돼야 한다. 소중한 기억이 담기고, 주변환경과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멋진 공간에서 행복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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