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정부에 신청한 내년도 국가예산 3조3000억원이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신청금액인 2조4000억원에 비해 9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연차별 증가액도 의미가 있지만 위기에 처한 울산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국비 지원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동구에는 아직도 조선산업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건설경기는 밑바닥을 기고 있다. 시내 상가의 점포들은 임대료를 내지 못해 속이 타들어 가고 부동산중개업자 등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은 아예 철시를 한 곳도 많다. 타이밍을 놓치면 국비 지원 효과는 아예 사라질 지도 모른다.

국가예산을 제 때 적재적소에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국가를 운영하는 기본 철칙이다. 그렇다면 울산시는 과연 어느 사업을 타겟으로 삼아 국가예산을 확보할 것인지 목표지점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목표가 분명해야 설득과 협상이 가능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울산에서 가장 큰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는 태화강 국가정원(30억원), 울산외곽순환도로(설계비 및 일부보상 500억원), 산재전문공공병원(설계비 및 건축비 500억원), 미포국가산단 진입도로 확장사업(295억원) 등을 들 수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의 경우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업이다. 당장 내년부터 국가정원에 국가예산이 투입되기 시작하면 태화강 일대의 경관과 편의시설, 관광인프라 등이 크게 달라질 것이며, 울산시내 중심권의 경기가 크게 살아날 것이다. 특히 외부 관광객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활기가 넘쳐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울산외곽순환도로 사업도 보상이 시작되면 경기를 푸는 실마리가 되고, 산재전문공공병원의 건축은 지역 건설경기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도 국가예산 확보 전쟁이 막을 올린만큼 울산은 선택과 집중의 유연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현재 경기에 맞는 시급한 사업, 울산경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많은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 중소상인들의 허리를 펴게 하는 실질적인 사업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국가예산 확보는 각 지자체마다 혈안이 돼 있는 초미의 현안이다. 그런 의미에서 울산시는 국가예산 확보에 모든 역량을 기울인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국가예산은 그야말로 울산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큰 견인차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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