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극 〈황야의 7인〉과 〈위대한 탈출〉로 유명한 미국 영화 배우 찰스 브론슨이 지난 30일 로스앤젤레스의 세다스 시나이 병원에서 폐렴으로 숨졌다고 공보대변인이 밝혔다. 향년 81세.

 펜실베이니아주 광부 출신인 브론슨은 1951년 〈군중(The Mob)〉으로 영화에 데뷔한 뒤 개성 있고 강렬한 마스크로 악역을 주로 맡아 연기 영역을 넓혀갔다.

 1960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패로디한 서부극 〈황야의 7인〉에서 스티브 맥퀸, 율 브리너 등과 함께 열연했으며 197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배우"로 뽑혀 골든 글로브를 수상했다.

 유럽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던 브론슨은 한동안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연기 활동을 하며 유럽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함께 다수의 서부 영화에 출연해 명성을 쌓아 나갔다.

 리투아니아 출신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브론슨은 제2차 세계대전에 미 공군으로 참전했으며 이후 필라델피아 극단에서 세트 작업 등 허드렛일을 하며 연기의 꿈을 키워나갔다.

 브론슨은 이후 49년부터 패서디나 플레이하우스에서 정식으로 연기 수업을 받게되며 〈몬태나의 붉은 하늘(Red Skies of Montana)〉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다.

 냉전이 한창이던 54년 관객들이 사회주의권 국가식의 이름에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성을 부친스키에서 브론슨으로 바꾸고 58년 액션물 〈켈리(Machine Gun Kelly)〉로 유명세를 탔다.

 1974년 〈데스 위시(Death Wish)〉에서 악당들에게 부인이 살해당하면서 난폭한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 배역을 맡아 큰 성공을 거뒀으며 이 영화는 시리즈물로 연이어 제작됐다.

 당시 이 영화의 지나친 폭력성 등을 비판하는 여론도 많았으나 그는 "범죄에 희생되면서도 당국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만족감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변호했다.

 브론슨은 68년 영국 출신 여배우 질 아일랜드와 재혼한 뒤 함께 몇 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등 영화계의 잉꼬부부로 소문이 났으나 아일랜드가 90년 유방암으로 사망하면서 외로운 황혼기를 보내야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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