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서 공격 가담 결승골
남아공 1대0으로 꺾으며
골득실에서 앞서 F조 2위
U-20월드컵 16강 청신호

▲ 29일(한국시간) 폴란드 티히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김현우(왼쪽 두번째)가 후반전 선취골을 넣은 뒤 팀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며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 현대고’ 출신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의 결승 골을 앞세운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물로 첫 승리를 따내고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폴란드 티히의 티히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F조 2차전에서 후반 24분 터진 김현우의 헤딩 결승 골을 끝까지 지켜내 1대0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대1로 져 어렵게 출발한 한국은 남아공을 꺾고 1승 1패(승점 3·골 득실 0)를 기록, 이날 아르헨티나(승점 6·골 득실 5)에 0대2로 패한 포르투갈(승점 3·골 득실 -1)과 승점에서 동점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조 2위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한국은 6월1일 아르헨티나와 F조 최종전에서 패하지 않으면 16강에 올라설 가능성이 커졌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아르헨티나는 한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정정용호로서는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점을 따내는 게 중요해졌다.

만약 최종전에서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패하고, 포르투갈이 남아공을 꺾으면 한국은 다시 조 3위로 떨어지게 돼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 16강 진출을 타진해야만 한다.

1차전에서 스리백을 가동했던 한국은 남아공을 상대로 ‘193㎝ 장신’ 오세훈(아산)을 원톱으로 공격형 미드필더에 이강인(발렌시아)을 세우고 좌우 날개에 조영욱(서울)과 엄원상(광주)을 배치한 4-2-3-1 전술로 나섰다.

중원에는 정호진(고려대)과 김정민(리퍼링)이 더블 볼란테로 섰고, 포백은 이재익(강원)-김현우의 중앙 수비 조합에 좌우 풀백은 최준(연세대)과 황태현(안산)이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2경기 연속 이광연(강원)이 지켰다.

나란히 1차전에서 패배를 맛보면서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승점이 필요했던 한국과 남아공은 전반 초반부터 치열한 중원 싸움을 펼치면서 주도권 잡기에 애를 썼다.

전반 12분 만에 첫 슛을 기록한 한국은 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남아공 시페시흘 음키즈가 시도한 슛을 골키퍼 이광연이 어렵게 막아내며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이광연은 전반 19분에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제임스 모니안의 슛을 몸으로 막아내는 선방을 선보였다.

한국은 전반에 6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유효슈팅 ‘제로’에 그쳐 남아공을 제대로 위협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인 한국은 후반 16분 문전으로 투입된 볼이 흘러나오자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정호진이 시도한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면서 땅을 쳤다.

하지만 ‘크로스바 악재’는 곧바로 ‘결승 골의 행운’으로 이어졌고, 결승 골의 주인공은 유럽파 수비수 김현우였다.

한국은 후반 24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김정민이 투입한 볼이 수비수의 발에 맞고 골대 앞에서 높게 뜨자 공격에 가담한 김현우가 헤딩으로 남아공 골대 왼쪽 구석에 볼을 꽂았다.

1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한국은 2차전에서 김현우의 득점으로 대회 1호 골을 맛봤다.

한국은 후반 막판까지 남아공을 괴롭혔고,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 이광연이 상대 헤딩슛을 슈퍼세이브하며 1대0 승리를 마무리하고 기분 좋은 대회 첫 승리를 만끽했다.

김현우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먼저 “다득점을 기대하고 경기를 했다. 골이 안 들어가 힘든 경기를 했다”면서 “그런데도 세트피스로 득점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비수인 자신이 이번 대회에서 팀의 첫 골을 넣은 데 대해서는 “앞에서 공격수들이 더 많이 수비해줬다. 수비수들도 옆에서 열심히 해줬다. 그런데 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날 득점 후 무릎을 꿇고 미끄러지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현우는 “수비수라 평소 골 세리머니는 생각 안 하고 있었다”면서 “오늘은 달려가는 데 전세진(수원)이 뒤에서 ‘슬라이딩, 슬라이딩’을 외쳐서 하게 됐다”며 웃어 보였다.

후반 막판 오른발목 통증으로 교체됐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듯하다. 그는 “치료 잘 받고 쉬면 3차전도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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