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정맥 판막기능에 문제 생겨 발병
심장으로 혈액 올라오지 못해 부종등 증상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는 직업군서 잘 발생
수술·고주파·레이저·약물등으로 치료
가벼운 산책·다리 스트레칭·마사지등 도움

40대 신씨는 마트 계산원이다. 업무 특성상 오래 서 있는 시간이 많아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퉁퉁 붓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잠을 자는 도중 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신씨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겉 보기엔 튀어나온 혈관도 없었는데 하지정맥류였다. 하지정맥류의 경우 모계 유전이 강한 질병인데 신 씨의 어머니도 예전에 하지정맥류를 앓았다.

특히 하지정맥류의 경우 2명 이상 출산을 한 여성에게 발병 빈도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난다. 백승현 울산청맥외과병원 원장과 함께 하지정맥류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정체돼 발병

하지정맥류를 미용적 문제로만 인식하고 질병으로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하지정맥류 환자 중에서 겉으로 혈관이 보이는 사람은 30%에 불과하다.

백승현 원장은 “하지정맥류의 뚜렷한 증상 중 하나가 ‘혈관의 도드라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혈관이 있어야 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혈관이 볼록하게 튀어나오거나 선명하게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심장을 통해 압력이 가해지는 동맥과 달리 정맥은 혈관 주변 근육의 수축에 의해 혈액을 이동시킨다. 정맥의 혈액은 한 번에 이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간에 쉴 곳이 필요하다. 정맥 내에는 이런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판막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 판막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혈액이 심장 방향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정체되면 다리가 붓거나 무겁게 느껴진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 혈관이 도드라지고,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 잘 발생한다.

백 원장은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을 경우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하지 쪽에 혈액이 고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다리가 무겁고, 컨디션이 좋지 않고, 심지어 손발이 차가워 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수술뿐 아니라 고주파·레이저·약품 등으로 치료

하지정맥류는 통증이 없는 초음파 검사로 혈관 내 혈액의 이동을 살피며 진단할 수 있다.

백 원장은 “정상적인 혈류와 다른 방향으로 피가 움직이는 것이 확인되고 그 정도가 진단 기준에 부합하면 하지정맥류로 확진한다”고 했다.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인 시술로 나뉜다.

백 원장은 “수술은 5~7㎜ 절개를 통해 시행하므로 상처에 대한 큰 부담은 없다. 시술의 경우 열을 이용한 고주파나 레이저 치료, 혈관 내 약품을 주입해 혈관을 막아주는 치료 등이 있다”면서 “한가지 치료법을 고집하기 보다는 환자의 연령, 성별, 직업 등에 따른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방법 별 장단점을 상호보완해 복합적으로 치료한다면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백승현 울산청맥외과병원 원장

발생 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 원장은 “가볍게 산책하듯이 걷기, 다리 스트레칭, 마사지 등이 도움된다. 필요하다면 정맥순환 개선제나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처방받아 착용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백승현 울산청맥외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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