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성 사회부 양산본부장

인구 34만을 돌파한 경남 양산시는 여전히 팽창도시다. 부산·울산 등 인근 대도시의 인구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양산시의 인구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 젊은 가구 유입이 많다. 하지만 양산지역에는 소아청소년 야간·휴일 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이 태부족해 젊은 가구 부모들의 고충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용자들의 필요성 증대와 양산시보건소의 확대 계획에도 지역병원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은 1년 365일 밤 12시까지 소아과 전문의가 외래진료를 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병원이다. 소아환자 특성상 야간 응급 상황이 많지만 대부분 응급실 이용에 따른 비용과 심적 부담을 겪고 있다. 이를 덜어주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이 도입됐다. 맞벌이 부부 증가로 주간에 시간 내기 어려운 부모를 이해하고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의료서비스로 평가받고 았다. 이 사업은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으로 2014년에 도입했다.

하지만 30~40대 젊은 부모가 급증한 양산지역의 달빛어린이병원은 현재 단 한 곳밖에 없는 실정이다. 2015년 3월부터 웅상중앙병원 한 곳만이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야간전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별도 채용하는 한편 병원 앞 약국과도 협의해 야간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동부지역(웅상)과 생활권이 다른 서부지역에 양산신도시 조성이 마무리되면서 젊은 부모 비중이 대폭 증가했지만 참여 병원이 아예 없는 실정이다.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할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 수요는 증가하는 데 반해 지역병원 참여가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젊은 세대 유입으로 영유아 수가 급격히 증가한 서부양산에도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해 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양산시보건소 역시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정작 나서는 병원이 없어 난감하다.

제도 시행 후 양산시는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을 희망하는 여론을 반영해 지역병원을 대상으로 참여를 독려해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병원들이 달빛어린이병원을 기피하는 이유는 병원을 운영하기 버거운 여러 현실적 문제 때문이다. 우선 야간 의료진(간호사 포함) 확보가 어렵다. 병원들은 야간 진료 가산금만으로는 소요되는 의료진 비용, 경영 비용 등을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양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인력 확보’와 ‘운영비’ 부담이라는 현실적 이유로 전국에서도 22곳에서만 달빛어린이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경남에서는 양산·김해 2곳에서만 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호응이 저조한 실정이다.

시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적용할 ‘제7기 지역보건의료계획’을 확정하고 앞으로 4년간 시민들의 보건의료서비스 질을 높이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보건의료계획’은 지역보건법에 따라 작성하는 중장기 보건의료 종합계획이다. 이 계획에는 현재 동부지역 1곳에서 운영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서부지역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양산시는 팽창도시에 걸맞는 소아청소년 응급 의료체계 구축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 양산지역 소아청소년들이 24시간 저렴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 구축이 양산시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젊은 부모들의 응급 의료 ‘갈증’을 풀어주는 ‘해법’ 도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갑성 사회부 양산본부장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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