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후연 울산보훈지청장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나라가 6·25전쟁을 겪고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조국을 위해 희생·헌신했던 수많은 호국영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호국영웅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후대에 영원히 기릴 수 있도록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호국 영웅의 공훈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고 세대 간, 이익집단 간 갈등을 극복해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것도 넓은 의미의 호국보훈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1956년부터 6월6일을 현충일로 지정해 범정부적인 추모행사를 전국적으로 거행함으로써 온 국민이 국가를 위하여 헌신·희생하신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그 위훈을 기려 국민의 애국정신 고취로 국민통합을 이루려 노력해 왔다. 우리 울산지역도 예로부터 전략적인 요충지로 크고 작은 전쟁이 있었으며, 그때마다 우리 지역의 많은 호국영령들은 몸 바쳐 이 지역과 우리나라를 지켜내는데 헌신했다.

근대사의 몇몇 예를 들어보면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던 일제강점기에는 대한광복회 총사령 박상진 의사, 임시정부 초대 재무차장을 지낸 윤현진 지사를 비롯한 우리나라 독립운동을 대표하는 우리지역 출신의 애국선열이 있었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기해 대규모로 재현행사를 가졌던 병영·언양·남창·양산 만세운동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비폭력 3·1만세운동을 펼침으로써 한동안 침체되었던 독립운동의 횃불을 지폈던 사실은, 우리 지역민이 근원적으로 남다른 호국정신을 체화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또한, 6·25전쟁 때는 우리고장 출신 일가 4형제 중 3형제(이민건·이태건·이영건)가 나란히 입대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며, 동생 이승건도 세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월남전에 참전했다 전사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일 것이다. 그 외에도 훈련 중에 부하가 실수로 수류탄을 놓쳐 전 소대원이 위험을 느끼자 자신의 몸으로 덮쳐 부대원을 구한 차성도 중위, 어린이날에 축하 비행 중 기체 고장으로 행사장을 덮칠 것을 우려해 끝까지 조종간을 잡아 대형사고를 막고, 자신은 산화한 김도현 공군소령 등이 모두 우리 울산지역 출신의 영웅들이다.

평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중요시하는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일수록 하나같이 국가보훈에 대해서는 그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영원히 국민과 함께 해야 할 미래 국민 통합의 자산으로 키워가고 있는 점은 본받을 만하다. 우리 모두는 6월 한 달만이라도 오늘날의 우리나라를 있게 한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나라사랑 정신을 깊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금번 호국보훈의 달에는 자녀들과 함께 지역의 현충탑, 6·25참전기념비, 전적기념비 등 주요 현충시설을 탐방하면서 나라를 지키다 희생한 분들을 추모하고 그 분들이 남긴 교훈을 되새겨볼 것을 제안한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호국보훈의 달을 기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명예를 드높이는 행사 추진으로 따뜻한 보훈실천과 범국민 예우 풍토 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현충일 추념식 등 추모·선양행사를 추진하고 국가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행사, 모범 국가유공자 포상 등을 통해 희생·헌신에 보답하고 ‘청소년과 함께하는 나라사랑 Thank U 페스티벌’ 등 지역민과 함께하는 행사로 호국보훈의 참 뜻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앞으로도 국가보훈처는 보훈가족에 대한 따뜻한 보훈, 호국과 독립, 민주를 아우르는 ‘포용과 균형의 보훈’으로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국가정책이 올바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외롭고 소외된 국가유공자분들을 위해 우리 모두의 자그마한 정성이나마 모으는 6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눔은 주변 작은 것 하나에도 관심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 이라고 말한 법정스님의 글귀가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요즈음이다. 차제에 필자도 6월을 맞아 외롭고 소외된 국가유공자분들에 대한 관심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황후연 울산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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