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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다시, 달천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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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3  21: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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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권 울산 북구청장

2000년 일본 히로시마대학 고고학연구실의 타타라연구회 시오미 히로시 회장은 울산시장에게 달천철장 보존 요망서를 보냈다. 달천철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고대국가 형성기의 철 생산과 유통을 고찰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달천철장은 개발과 경제성 논리에 밀려 그대로 땅 속에 묻혔다. 그 때 그렇게 묻어 버리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지금쯤 울산의 대표적 문화자산이 되지 않았을까.

지난 5월22일부터 25일까지 북구의회 의원, 담당부서 직원들과 함께 달천철장 보존과 활용 방안 모색을 위해 일본 시마네현 일대를 다녀왔다. 시마네현 오쿠이즈모 지역은 마을 전체가 고대 제철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철 역사 박물관과 철 미래 과학관, 과거 발풀무 제철(타타라) 작업이 이뤄졌던 생산시설(다카도노) 등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어 제철산업에 대한 이 지역 사람들의 자부심과 역사성을 잘 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타타라 가쿠로 전승관, 이토하라 기념관 등 타타라와 관련된 유적과 시설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철과 관련한 여러 시설을 방문하고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놀랍고도 아쉬운 것이 많았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들이 우리의 철 문화에 대해 우리보다 더 경외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자신들의 철 문화가 한반도로부터 전파됐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말했다. 그들에게 그러한 수준높은 철 문화를 전파해 준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쇠부리와 달천철장의 가치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들의 역사문화의식 또한 배울 만하다. 박물관의 전시물이나 전시기법, 홍보방법 등은 기술적으로 우리가 더 뛰어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의 산업을 이어오고 그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방식은 달랐다.

철 미래 과학관의 경우 방문객 수가 연간 600명 정도라고 한다. 만약 우리의 경우라면 박물관 운영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운영과정에서 비난과 질타가 이어짐은 물론이고 박물관 운영 자체가 중단됐을지도 모른다. 역사나 문화사업에 경제성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겠다는 그들만의 방식이 돋보였다. 많은 사람이 찾지 않아도 이 지역 주민들은 함께 문화를 만들어 가며 자긍심을 키우고 있었다.

문화적 가치를 돈으로 측정하기는 어렵다. 동행한 구의원의 ‘돈으로 문화를 살 수 없다’는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현재 쇠부리문화 사업 전반의 로드맵을 작성하는 쇠부리문화 보존과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이 진행중이다. 그간 중구난방으로 건의되고 논의됐던 쇠부리 복합문화시설 건립, 쇠부리문화 브랜드 개발, 갱도 복원사업에 대한 단계별 추진계획이 수립될 예정이다.

모든 사업은 주민과의 소통을 우선에 둘 것이다.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설명도 하고, 필요하다면 설득도 할 것이다. 가장 먼저 갱도에 대한 세부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땅 속에 묻힌 갱도를 개방하는 것이 가능한 지 구조안전, 중금속 오염도 등 정밀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및 주민과 논의를 거쳐 관광자원화 등 타당성 여부를 따져 보려 한다.

달천철장의 역사성을 알리기 위해 스토리텔링 작업과 아카이빙 사업도 추진한다. 달천철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영상으로 제작하고, 울산쇠부리에 대한 자료를 한 곳에 모두 모아 누구나 쉽게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 갈 예정이다. 달천철장에서 울산쇠부리축제가 열릴 수 있도록 주차장, 화장실, 편의시설도 차근차근 확보해 가려 한다. 달천철장 관리시설 건립공사가 한창이다. 전시공간에는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쇠부리 관련 콘텐츠를 전시하고, 외부공간도 충분히 활용해 쇠부리터 모형, 경관조명, 스틸아트 작품도 설치할 예정이다.

달천철장은 삼한시대부터 우리나라 철 생산의 중심지였으며, 울산 산업발전의 근원지이자 울산을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콘텐츠다. 올해 초 한 역사학자의 논문을 소개한 ‘철의 왕국, 가야가 아니라 신라였다’라는 제목의 신문기사에서 신라가 철 생산국임을 증명할 유력한 후보지가 달천철장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달천철장을 토대로 ‘철 문화 왕국, 울산 북구’를 한 번 꿈꿔 보는 것은 어떨까. 이동권 울산 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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