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적가치 실현 노력
지역 사회와 공생관계 유지
이익의 선순환 구조 만들어

▲ 박일준 한국동서발전사장

“울산 공기 괜찮아요?” 동서발전의 본사가 울산에 있는 관계로 사람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 중의 하나이다. 요즘 날씨가 관심사이기도 하지만 울산이 제조업 기업이 밀집되어 있는 공업도시인지라 공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짐작에서 우려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창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기업의 이익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경제적 이익이나 부가가치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장수하는 기업이 될 수 없다. 경제적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기업의 경영활동은 기업과 지역의 공생관계를 통해 이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최근 들어 ‘사회적 가치’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사회적 가치’는 사회·경제·환경·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를 말한다.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중 몇몇 기업은 그들의 사회적 가치 실현 활동을 화폐가치로 환산해 보기도 한다. 무형의 가치인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가치로 환산해보는 것은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활동을 전개할 수 있게 하고 평가를 통해 개선된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으며 기업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공기업은 어떻게 보면 그 존재 목적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태생이 그렇다 하더라도 공기업이 하고 있는 활동들을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검증하고 더 나아지기 위한 고민을 할 필요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동서발전의 사업장인 울산화력본부는 지역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바이오중유와 저유황유, 천연가스와 같이 모든 발전 연료를 친환경 연료로만 쓰고 있다. 친환경 연료가 기존의 연료보다는 효율이 낮아 경제적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역 사회와의 공생을 생각하여 내린 결정이었다.

동서발전은 지난 달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회적 가치 성과를 창출하고자 경제적 공생 생태계 조성, 사회적 문제 공동 해결, 감성적 공감 교류 강화를 전략방향으로 하는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 발전소’라는 사회적 가치 BI(Brand Identity)를 확정하면서 2022년까지 2조500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약 1600만t의 유·무연탄, 50만㎘의 유류, 135만t의 LNG 등 3조5000억원이 넘는 발전용 연료를 사용했다. 금년도에 전사적으로 친환경 연료를 사용함에 따라 463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늘어나지만, 정부의 탄소배출권, 신재생에너지 사용증명 등으로 얻는 수익은 318억원으로 계산됐다. 단순히 회계적으로만 보면 145억원의 손실이 나는 것이다. 그러나 친환경연료의 사용으로 줄어든 미세먼지 990t을 대기환경을 복구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으로 환산한다면 176억원의 사회적 편익이 발생함으로써 친환경연료 사용에 따른 종합적인 사회적 가치는 손실이 아니라 오히려 31억원의 이익이 난다고 볼 수 있다. 추가되는 일자리 577개는 제외하고서도 말이다.

국내 기업들 중에 이처럼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관리하는 곳이 많지는 않지만 공기업이 지역사회와 공생할 수 있는 활동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해 사회적 가치 활동을 화폐 단위로 환산해 보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며칠 뒤면 고래축제와 마두희 축제가 열린다. 울산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도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로 모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역이 살아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살아야 지역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법이다. 동서발전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가 지역에 고스란히 전달되어 ‘신 산업수도 울산’으로서의 면모를 되찾고 활기 넘치는 도시로 하루 빨리 회복되기를 기대해본다. 박일준 한국동서발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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