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희천 수소지식그룹컨설팅Lab 소장·수소산업협회 기술부회장

지난달 강원도 강릉에서 수소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일어났다. 언제나 하는 이야기이지만,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수소사회는 항상 안전이 전제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공기 중에서 수소의 연소가 일어날 수 있는 농도를 연소범위 또는 폭발범위라고 한다. 수소의 폭발범위는 4%에서 75%로, 다른 연소 가스에 비교하여 쉽게 폭발할 수 있다. 특히 수소는 산소와 반응성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스파크 등 조금의 에너지만 주어도 쉽게 산소와 폭발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그러나 수소는 아주 가벼운 물질이므로 개방된 공간에서는 누설되어도 바로 공중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결코 폭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특히 공기 중에서 수소가 발화될 수 있는 온도는 585℃로 천연가스나 프로판보다 아주 높다. 그래서 수소에 의한 대형 사고가 통계적으로는 낮고,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가스로 인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은 수소가 쉽게 폭발할 수 있음에도 안전장치와 센서 등 충분한 보호장치가 부착되고, 이들 설비를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실제로 국내외 수소가스를 취급하는 기기나 설비의 운전에 있어서는 국제적인 안전표준과 국내 가스안전공사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설비와 장치만 사용될 수 있고, 또한 충분히 교육 받은 사람에 의해 운영될 수 있어야만 한다. 강릉의 사고는 이러한 기준에 부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저압의 수소탱크가 물리적으로 폭발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규정을 지키지 않은 설비에 의하여 탱크 내부에서 폭발 환경이 조성되어 화학적인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충분한 안전설비와 규정이 준수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독일 비행선 힌덴부르크 호의 비극적인 폭발은 수소를 이용하는 산업발전에 항상 커다란 장애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번 강릉사고 역시 그러한 장애요인으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 수소는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우리가 나가야 할 새로운 산업이다. 수소를 가장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관련자 모두가 부단히 고민하여야 할 때다. 이러한 비극적 사건이 안전하고 청정한 수소이용을 위한 제도와 행동이 수반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임희천 수소지식그룹컨설팅Lab 소장·수소산업협회 기술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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