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문학 심포지엄

▲ 울산과 자매도시인 일본 구마모토에서 한국 ‘시조’의 역사와 의미를 알리는 문학심포지엄이 처음으로 열렸다.

울산 자매도시로 처음 열려
‘정형시의 재발견…’주제로
日고유 ‘하이쿠’와 비교 조명
지역 시조작가 작품집 기증도

울산과 자매도시인 일본 구마모토에서 한국 ‘시조’의 역사와 의미를 알리는 문학심포지엄이 처음으로 열렸다. 특히 구마모토 소재 대학과 공립도서관에 울산지역 시조작가의 작품집(일어번역본)을 전달하는 기증식도 마련돼 의미를 더했다.

제1회 한일문학 심포지엄이 지난 1~2일 구마모토 쇼케이대학교 구혼캠퍼스에서 열렸다. ‘정형시의 재발견, 시조와 하이쿠’라는 주제로 진행된 심포지엄은 외솔시조문학선양회, 구마모토 무궁화회 문학아카데미, DK출판사가 공동주최했다. 이번 행사는 다년간 이어오던 울산­구마모토 문학교류행사의 외연을 확장하고 보다 깊이있는 논의의 장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참석자는 시조시인이자 울산예총 고문인 한분옥, 울산문협 회원이자 출판인인 한신디아, 도노미 이사오 전 구마모토시의장, 후쿠오카 총영사관 최진화 영사 등이다.

한국의 시조를 일어로 번역해 온 니시카와 모리오 구마모토대 명예교수와 나카가와 아키오 쇼케이대 교수는 ‘한국 시조와 일본 단시형 문학의 비교’ ‘한일 정형시에 대한 문화론적 접근’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들은 3장6구, 45자 형식으로 10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한국 고유의 ‘시조’ 문학과 5·7·5의 17음(音) 형식의 일본 고유 ‘하이쿠’를 비교하며 각각의 역사와 역사문화적 영향, 유명 시인들의 문학세계를 탐구하고 조명했다.

이어 방민호 서울대 교수와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한국여성시조전통의 맥락에서’와 ‘정형시로서의 시조의 현재성’을 차례로 강연했다. 시조평단의 권위자인 방 교수는 황진희, 매창에 이어 한분옥 시인의 시조세계를 더듬으며 한국시조의 맥락과 여성작가의 역할론을 정리했다. 국내 유명 문학상의 심의위원이자 다수의 평론집을 출간한 유 교수는 ‘우리의 시조다움’을 더욱 첨예화하면서 전통과 현실 사이의 창조적 균형을 이어가는 것만이 시조미학의 깊이를 세계에 알리는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한국 시조집(일어번역본) 기증식은 쇼케이대학교와 구마모토 현립도서관에서 잇달아 마련됐다. 일본에 전달된 작품집은 제1회 외솔시조문학상 수상자인 박기섭 시인의 선집 <달의 문하(門下)>와 양명학 전 울산대 교수의 시조집 <원왕생가(願往生歌)> 2권이다. 유이치 토요다 구마모토 현립도서관장은 “구마모토는 물론 일본 전역에 한류의 바람이 분 지 이미 오래다. 개인적으로는 한국드라마의 팬이다. 하지만 한국의 문학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한국의 시조를 일어로 번역한 책을 지난해 이어 올해도 기증받게 돼 기쁘다. 구마모토 주민들에게 널리 읽히도록 기증 소식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분옥 외솔시조문학선양회장은 “4년을 이어오며 한일간 문학을 매개로 교류행사를 치러왔다. 올해는 문학심포지엄도 치렀다. 또 전통의 멋과 현대적 감각을 보여주는 이덕규, 박종민 작가의 작품도 선보였다. 우리의 시조문학을 널리 알리는데 앞으로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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