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 2명 번갈아가며 안내 ‘눈높이 맞춤 설명’
오세필 이사장·기라영 대표도 찾아 도우미 자처

▲ 울산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경상일보 창간 30주년 기념 ‘보묵, 근대미술로 오는 길목’ 전시회를 찾은 시민들이 기경순 도슨트의 안내를 받으면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경상일보 창간30주년 특별전 ‘보묵(寶墨)-근대미술로 오는 길목’
△장소·일시: 울산박물관 제2전시실 6월30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내용: 김홍도 최북 명성황후 김기창 등 100여점
△입장료: 7000원(청소년·보훈 4000원)

미술전시장 문턱을 넘는 일이 어떤 이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 전시 관람을 특정인의 전유물로 여기거나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준비가 조금 덜 돼도 전시장을 일단 방문하면 된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울산지역 전시장에도 ‘도슨트’(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자)가 상주는 곳이 많다.

울산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진행되는 ‘보묵(寶墨)-근대미술로 오는 길목’ 특별전시회도 마찬가지다. 경상일보가 창간30주년 기념사업으로 마련한 이번 특별전에는 주중, 주말 관람객을 위해 2명의 도슨트가 번갈아 관람객을 기다린다. 이들 도슨트들은 박물관이 휴관하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상주한다.

이번 전시에 앞서 이들은 조선중·후기 문인화와 분청사기 등 도자기, 운보 김기창과 그의 아내 우현 박래현의 근현대 회화에 이르기까지 한국미술 계보는 물론 개별 작품에 대한 상세 지식을 오랫동안 숙지했다. 초보자에서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방문객의 관심도나 미술에 대한 지식의 정도에 맞추어 작품과 시대배경, 작가의 삶에 대해 ‘눈높이 설명’이 가능하다.

도슨트와 함께 보묵전을 위해 자신의 소장품을 내놓은 오세필 태연학원 이사장도 매일 전시장으로 나와 그 작품과 인연을 맺기까지의 사연을 들려준다. 큐레이터 기라영 hQ갤러리 대표 역시 단체관람 등 요구가 있을 때마다 전시장을 찾아와 작품이 갖는 미술사적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5일 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작품 안내서가 꼼꼼하게 기록 돼 있어서 관람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니 미처 몰랐던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유명 작가의 재미있는 일화까지 들을 수 있었다. 한 두명의 관람객이라도, 도슨트에게 설명을 요청하면 친절하게 안내 해주었다”고 말했다.

도슨트 기경순 씨는 “한자에 관심이 많은 어르신들은 조선 문인화와 서예작품에 관심이 많다. 남편인 운보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우현 박래현의 대형 작품은 연령대 상관없이 관심이 높다. 수년 간 울산지역 전시회 때마다 도슨트로 일했다. 지역에서는 보묵전과 같은 특별전이 흔치않다. 시민들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묵(寶墨)-근대미술로 오는 길목’에는 김홍도의 ‘영지도’, 명성황후의 친필 서예, 한석봉의 서예, 조속의 ‘수변백로도’, 최북의 ‘송하한담도’ ‘예수생애도’ ‘태양을 먹은 새’ 등 운보 김기창의 작품과 여행스케치 등 100여 점이 소개되고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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