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대암댐 앞에 자리한 롯데별장이 점유하고 있던 국유지를 시민들의 공원으로 개방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울주군이 적극 나선다고 한다. 그러나 서두를 이유는 없다. 롯데와의 협상을 통해 국유지와 사유지를 주고 받는 식으로 합의해서 단지 잔디밭 부지를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면 그게 무에그리 큰 효용성이 있을까. 잔디밭 부지가 대암댐을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부지도 아닌데다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잔디밭 이상의 공간도 아니다.

롯데별장은 잔디밭과 관리동, 일부 주거용 건물까지 약 2만㎡에 이르는 국유지를 1970년대부터 무단점유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본보에 의해 수자원공사가 16년째 변상금을 받아온 것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자 수자원공사는 롯데측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삼동면발전위원회 등 주민들은 쓸모 없는 땅이 되고마는 원상복구 보다는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주거지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국유지 일부를 롯데가 매입하고, 대신 잔디밭 진입로인 사유지를 기부채납하는 등으로 ‘윈윈’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 보다 훨씬 더 효용성을 높일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우선 한가지 방법은 기왕에 대암댐을 조망하는 위치에 공공부지가 생긴 것을 계기로 ‘대암댐 둘레길’을 조성하는 것이다.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댐 주변을 개방해서 지역주민들의 힐링공간 뿐 아니라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물론 모든 댐 주변을 개발해서 주민들에게 개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리적 환경이 충분히 고려돼야 하겠기에 시간을 갖고 울주군이 수자원공사·롯데와 함께 가능한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다른 한 방법은 롯데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고향인 점을 활용해 ‘롯데박물관’을 만드는 것이다. 롯데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식음료 등을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롯데의 상품 중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추억이 서린 상품이 많다. 신격호 회장의 생가 일대에 식음료를 중심으로 한 롯데박물관 등이 만들어진다면 그 자체가 곧 우리나라 식음료의 역사이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관광자원이 되고도 남는다.

그동안 롯데의 울산지역 사회기여는 인색하다는 표현이 딱 맞다. 당장의 공원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대암댐 둘레길’이든 ‘롯데박물관’이든, 보다 크고 긴 안목에서 롯데의 사회적 기여를 촉구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