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홍 울산시 환경녹지국 환경생태과장 폐기물처리기술사·환경공학박사

매일 아침 지저귀던 새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고,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침묵의 봄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 20세기 초 해충과 질병을 막기 위해 살포한 살충제가 독수리, 비둘기와 같은 조류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주게 됨을 경고하며 전 세계에 환경문제의 화두를 던졌던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이라는 저서를 통해 ‘자연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손을 맞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월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10가지 요인을 발표했는데 그 중 가장 큰 위협요소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를 꼽았다.

세계 인구 10명 중 9명이 매일 오염된 공기를 호흡하고 있으며,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으로 매년 700만명이 조기 사망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사망자의 90%는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2030~2050년 사이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연간 25만명이 추가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모인 각국 정상과 기업인, 정치인들은 한 목소리로 지구에 불어닥친 기후변화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제주와 남부지방은 이미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었고, 인천과 부산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울산 또한, 지난해 폭염일수 23일, 열대야 22일 미세먼지 주의보 일수 10일, 오존경보 19일이나 되어 1973년 기상통계작성 이후 가장 이상기후가 많았던 해로 기록되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인류는 생존에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우리가 기후변화 문제에 선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시간에 우리의 소중한 삶의 터전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지난 6월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1972년 6월5일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서는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를 주제로 인류 최초의 세계적인 환경회의가 열렸다. 전 세계 113개국과 3개 국제기구, 257개 민간단체가 참여한 스톡홀름 회의에서 ‘유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하였고, 그 해 12월 열린 제27차 국제연합총회에서 6월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하였다.

이 회의를 계기로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창설과 국제연합환경기금 설치를 합의함으로써 환경과 관련한 국제기구도 탄생하게 되었다.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에서는 매년 하나의 주제를 정해 세계 각국 정부와 기구들이 환경보전 행사를 실시하도록 권고한다.

우리나라도 1996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6월5일을 법정기념일로 정하고, 국민의 환경보전 의식을 높이고 생활속 실천을 당부하기 위해 국가 단위 기념행사와 지방자치단체별로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선정한 ‘2019 세계 환경의 날 주제는 대기오염(Air Pollution)’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환경 현안을 반영하여 ‘푸른 하늘을 위한 오늘의 한걸음’으로 기념 슬로건을 정했다.

우리 시도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6월7일 태화강지방정원 느티마당에서 ‘제24회 환경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 또한 지역의 시민환경단체가 직접 참여하는 환경체험 한마당 행사인 환경페어를 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관해 6월7일부터 9일까지 개최한다.

매년 개최되는 환경의 날 행사이지만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환경문제는 나의 작은 실천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2019년도 소비트렌드의 키워드로 지목된 게 필(必)환경이다. 우리 모두가 환경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규홍 울산시 환경녹지국 환경생태과장 폐기물처리기술사·환경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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