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막말이 도를 넘고 있다. 사실 특정 정당의 문제도 아니다. 표현을 다듬고 단어를 고르는 것을 일로 삼고 있는 대변인의 입에서도 저속어가 아무렇지 않게 나오고 있으니 우리 사회 품격의 문제로 봐야 한다. 사회가 점점 거칠어 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국회의원과 시·구의원은 주민의 대표로 선출된 사람들이다. 대표성을 지닌만큼 사회적으로 모범이 돼야 한다. 그런데 그들의 언행이 오히려 국민들을 불쾌하고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제재를 강화하는 것 외에 달리 도리가 없어 보인다. 정치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사회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는 일을 일컫는다. 조정과 통제는커녕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언어폭력으로 선동을 서슴지 않고 있으니 정치라 하기도 어렵다.

한국당 대변인은 9일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빗대어 ‘천렵질’이라고 논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어 놓고는 북유럽 순방길에 올랐다는 주장을 냇물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천렵(川獵)에 빗댄 것이다. 대통령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김원봉을 현충일 추념사에 언급한 것에 대해 보수정당이 비판적 논평을 내놓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낮잡는 뜻이 분명한 ‘질’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야 되겠는가. 앞서 차명진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란 자가’라며 ‘빨갱이’라고도 했다.

울산 동구의회에서는 의원들간에 회의 중 욕설이 오갔다. 10일 열린 임시의회에서 한 의원이 5분자유발언을 통해 “지난 7일 의원 포상문제를 논의하던 임시총회에서 회의를 진행하던 의장이 의견이 다른 의원을 향해 상스러운 욕설을 했다”면서 의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의장이 곧바로 사과를 함으로써 더 이상의 논란으로 번지지는 않았으나 의회의 품격낮은 언행과 갑질 등의 논란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음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민에게 폭력을 행사한 의원, 공무원에게 폭언을 한 의원, 무조건 자료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의원, 근거도 없이 권한을 남용하는 의원 등 겨우 1년만에 울산지방의회의 품격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느 정당이냐를 떠나 ‘삼사일언(三思一言)’ 만이라도 실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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