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줘…한명의 위인 보낸다”

“하늘나라에서 두분이 평화 위해 응원해 주실 것…순방 마치고 바로 뵙겠다”
文대통령, 순방직전 홍걸씨와 통화…“국민 위해 오래 사셨으면”
김정숙 여사 4월 문병…靑 “조문 등 내일 오전 비서실장 주재 회의서 논의”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별세한 것과 관련,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저는 지금 헬싱키에 있다. (국내에) 계신 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여사님이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갔다.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 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보다”라며 “평생 동지로 살아오신 두 분 사이의 그리움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제 1세대 여성 운동가다.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했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했다”며 “민주화운동에 함께하셨을 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평양 방문에 여사님 건강이 여의치 않아 모시고 가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 여사) 이 만나셔서 얘기를 나누고 계실 것”이라며 “하늘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이 늘 응원해 주시리라 믿는다.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다”고 남겼다.

문 대통령은 9일부터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며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순방 출발 직전인 9일 오전 11시45분께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 통화를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걱정이 많으시겠다. 어떠신가”라며 “여사님께서 여러 번 고비를 넘기셨으니 이번에도 회복되시지 않겠나”라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서라도 오래 살아계셨으면 좋겠다. 남북관계도 좋아질 수 있으니 그런 모습도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며칠 전 위중하다는 말씀을 듣고 아내가 문병을 가려다가, 여사님께서 안정을 되찾고 다급한 순간은 넘겼다고 해 아내가 다녀오지 못했는데 참 안타깝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제가 곧 순방을 나가야 하는데, 나가 있는 동안 큰일이 생기면 거기서라도 조처를 하겠지만, 예를 다할 수가 있겠나. 저의 안타까운 마음을 잘 전해주기 바란다”며 “희망을 가지시고, 여사님이 회복되시길 빌겠다”는 언급을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 측은 김 여사가 지난 4월 25일 이 여사를 문병한 바 있고, 지난주에 다시 문병을 가려다 안정을 되찾았다는 소식에 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일(11일) 오후부터 조문할 수 있고, 김대중도서관 재에서 절차를 논의 중”이라며 “청와대는 내일 오전 비서실장 주재 회의에서 조문 등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