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실시된 ‘2019년 지역명사’ 선정사업에 외고산옹기마을의 허진규 옹기장이 포함됐다. 전국 6명 선정에 허진규 옹기장이 선정되었다는 것은 울산시 입장에서도 뜻깊은 일이거니와 울산의 관광자원사업을 어떤 방향성에 두고 사업을 이끌어 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울산에서 태어나 지역의 역사와 삶을 함께해 온 장본인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은 단순하게 먹고, 즐기고, 체험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 중심의 문화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일방적인 정보제공의 차원을 넘어서 함께 교감하는 구도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옹기는 한때 울산을 대표하는 산업이었으나 지금은 잊혀져가는 전통산업군에 속해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한국을 대변하는 문화로 옹기의 중요성에 대해 아무리 강하게 의견을 피력한다고 해도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적 요청을 거스르기란 쉽지 않다. 변화하는 상황을 인정하고 제 상황에 맞게 점진적인 수정을 해나가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다시 말해, 옹기라는 1차 소재만을 가지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한계가 있다.

▲ 허진규 옹기장

그런데, 사람을 중심에 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허진규라는 한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옹기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일체화시켜 자원화를 위한 지원정책을 돌리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중심에 두면 현장 중심의 소통이 가능해지고, 옹기와 관련된 모든 요소에 흥미를 더할 수 있다. 옹기장인에 대한 직업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릇이 담고 있는 시대적 메시지는 물론 과거 사람들의 정신세계까지도 구현할 수 있다.

이야기가 있는 삶은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수 있고, 깊은 감흥은 새로운 행위의 결과물로 대체돼 미래의 퍼즐이 되어 줄 것이다. 지역명사 선정사업이 많은 이들의 관심과 정책적 지원 속에 특화된 관광콘텐츠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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