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FA U-20 월드컵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을 결승 진출로 이끈 최준(연세대학교)의 아버지 최해길(54)씨.

운동하던 부친·형 영향으로 초등 2학년때부터 축구 시작
어릴때부터 우승 밥먹듯이…집안 곳곳 트로피·메달 가득
“지원 아끼지않은 감독·좋은동료 덕에 경기 활약 가능”

여전히 지구 건너편 폴란드에서 아들의 활약으로 인한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U-20 대표팀, 그 중에서도 결승 진출을 확정짓는 골을 넣은 최준(20·연세대)은 이 한 골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지인들의 축하전화를 받느라 하루종일 정신이 없던 최준의 아버지 최해길(54)씨를 12일 울산 남구 옥동 자택에서 만났다.

울산 옥동초와 학성중, 현대고를 나온 최준은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최준의 집에는 어릴 때부터 받은 상장과 트로피, 메달이 가득했다. 현대고 시절에는 우승을 밥 먹듯이 할 정도였다.

최해길씨는 “저도 운동을 했고 준이의 형도 축구를 해서 항상 운동장에 데리고 다녔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운동장에서 초등학교 4학년과 달리기를 시켰는데 기록이 비슷하게 나왔다. 운동능력이 있고 재능이 있는 것 같아 축구를 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준이에게 운동을 권유했을 때 무서워서 안한다고 했다. 근데 당시 감독이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들 운동을 하면서 뒷바라지 하느라 힘든 적이 없었냐는 질문에는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었다. 사업하다가 어려워졌는데 아시다시피 운동부는 식비를 내는데 그 밥값조차 낼 형편이 안돼서 애들 운동을 시키기 힘들었다. 근데 옥동초 이성재 감독, 학성중 이창길 감독 등 은사들이 사비를 들여서 지원해줬다. 현대고 시절에는 박기욱 감독이 준이 멘탈 문제를 잘 잡아줘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준결승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가슴 졸이면서 지켜봤다. 아들이 전반 39분 골을 넣을 때는 눈물이 났고 전율이 흐를 정도로 좋았고 경기 끝난 후에는 오전부터 쏟아지는 전화에 잠을 한 숨도 못잤다.

최씨는 “조별리그부터 계속 선발 출전했는데 준이가 ‘폴란드를 희망의 땅으로 만들고 오겠다. 아빠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가서 정말 열심히 한 것 같다. 준이가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건 좋은 동료들의 도움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는 말도 많이없고 한창 놀 나이인데도 울산 집에 오면 밖에는 운동 외에는 거의 안 나가는 아이”라면서 “인터넷에 준이가 실시간 검색어 3위까지 오르고 전화기에 불이 날 정도로 전화가 많이 왔다. 준이가 새삼 대단한 일을 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는 아들에게 “한 경기 남았는데 모든 국민들이 응원하고 있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다. 다 같이 한 팀이 돼 꼭 우승을 하길 바란다. 아무도 다치지 말고 좋은 성적으로 귀국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세지를 남겼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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