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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런생각
[이런생각]예술 행정과 ‘안목(眼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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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2  21: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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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민 울산문화재단 문화사업지원팀 차장

가치 있는 예술을 생산하는 것, 그리고 그 가치를 알아보는 것, 이 두 가지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이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만큼 답을 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답을 내야 한다면 나는 후자가 더 중요하다고 명확히 말할 수 있다.

예술의 역사는 안목(眼目)의 역사다. 예술가들의 작품을 동시대의 누군가가 얼마만큼 인정하고 또 발굴해 내느냐가 그간 예술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근대 이전에는 왕정과 귀족들이, 근대 이후에는 상인들과 국가가 그 역할을 해왔고, 지금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수많은 예술들은 이러한 과정의 산물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의 예술을 알아보는 안목은 어디서 비롯되고, 누구의 역할이 중요한 것일까?

우리나라 예술정책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여건상 전문적인 정책 실행이 어렵기에 중앙과 지역을 막론하고 공공기관을 설립하여 많은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중앙의 기관으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있고, 광역시로 보자면 16개 시도에 문화재단이 있다. 이처럼 예술정책에 있어 공공의 역할은 막중하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할 수밖에 없다.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 그 정책을 세분화하고 실행하는 공공기관, 이들의 안목이 곧 우리 예술의 미래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핵심인 것이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문화재단, 특히 광역시 문화재단의 경우 예술 지원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 문화복지 등 중앙의 정책을 수행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핵심 정책인 예술 지원의 경우 문화예술진흥기금이라는 막강한 후원을 바탕으로 예산이 투입되었고, 그 결과 정책 목표를 추구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 단순 명료한 목적과 든든한 예산의 조합은 안목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그 방향성이 명확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예술정책은 그 지형도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예술 지원이 주축이었던 과거와 달리 생활문화, 예술인 복지 등 정책의 다변화와 더불어 지역문화 활성화라는 고유의 목적 또한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거기다 문화예술진흥기금의 고갈이라는 악재는 예술 지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예술정책의 으뜸이었던 예술 지원이 이제는 다른 분야와 그 규모를 나눠가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공공 예술정책을 실행하는 예술 행정가들에게 이전과는 다른 더 높은 수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자칫 생활문화 등과 같은 시민 중심 정책에 치우쳐 예술 지원이라는 영역을 간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 행정가들의 안목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더군다나 우리의 문화예술 공공기관은 기획자가 아닌 행정가 중심이기에 그들의 역할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예술 행정가들의 안목을 키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은 인재를 중시하는 경영 철학에 있다. 이는 인력양성과는 다르다. 구성원들이 가진 사고의 다변화, 그리고 더 깊이 있는 사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안목이란 사고의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그 깊이와 넓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술 지원에 있어 정부의 역할, 기관의 인재 경영, 그리고 예술 행정가의 안목, 이 세 박자가 어우러진다면 분명 이 시대의 예술 또한 그 가치를 만개할 것이다. 서정민 울산문화재단 문화사업지원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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