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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태화강 십리대숲, 낙서도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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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3  21: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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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십리대숲은 울산의 대표적 관광상품이다. 도심 한가운데 강을 따라 싱그러운 대숲이 십리나 이어져 있는 이색적인 풍경이 다른 도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볼거리다. 하지만 외지 방문객을 불러들이고 그들을 오래 머무르게 하기에는 ‘2% 부족’하다. 대숲 속을 산책하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강에서 체험할 수 있는 놀이시설도 없어 활동적인 체험과 재미거리를 찾는 젊은 층들에게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다.

울산시는 태화강 대숲을 백리로 확대하는 중이다. 강변의 자연성을 훼손하는 결과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없지 않지만 대숲이 길어지면 아무래도 볼거리가 많아지고 그에 따라 머무르는 관광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갖게 되는 대목이다. 장점과 단점을 고루 갖고 있는 일인만큼 급속하게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 보기에 좋다는 단편적 생각에서 자연을 거스르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기 계획으로 천천히 조금씩 대숲을 확장해나가는 한편 단기적으로 관광자원으로서 가치를 확대하는 또다른 노력도 필요하다. 태화강십리대숲이 ‘대한민국 생태관광지 26선’과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지 100선’에 들어가면서 젊은 층들이 대숲을 찾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들의 방문이 늘면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대나무에 낙서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예리한 도구를 사용해서 대나무에 ‘○○ ♡ ◇◇’ ‘□□야 사랑해~’ 등의 글씨를 새겨놓았다. 외국인들의 글씨도 보인다. 대나무의 생장을 방해한다거나 보기에 좋지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관광활성화를 위한 전략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도 있다.

서울 남산은 ‘사랑의 자물쇠’로 인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가 됐다. 관광지에는 이같은 재미거리가 필요하다. 십리대숲에도 무작정 낙서를 못하게 할 일은 아니다. 특정구간에 한해 글씨를 새길 수 있도록 한다든지 간벌한 대나무 토막에 이름을 새기고 그것을 실로 짠 팔찌에 매달아 대나무 마디에 묶을 수 있게 하는 등으로 낙서를 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의 욕구를 채워줄만한 아이디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예로부터 바위나 나무 등에 이름을 새겨넣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민족이다. 이들 낙서는 지금에 와서 관광자원이 되기도 한다. 낙서를 관광자원으로 보느냐 자연훼손으로 보느냐는 단순한 시각의 차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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