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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연전시
‘붓’ 대신 ‘대걸레’ 들었던 천재화가의 삶 들여다보다경상일보 창간 30주년 ‘보묵-근대미술로 오는 길목’展
운보 김기창 70년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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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3  21: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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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이 운보 김기창의 ‘대걸레’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경상일보가 창간30주년을 맞아 오는 6월말까지 울산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마련하는 ‘보묵(寶墨-근대미술로 오는 길목’ 특별전시회는 보배로운 보(寶), 먹 묵(墨), 즉 ‘보배로운 묵화와 붓글씨’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 수는 조선중기 문인화부터 조선후기 도자기, 근·현대 김기창의 글·그림에 이르기까지 140여 점에 이른다. 묵향 가득한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작가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한국화의 계보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길목의 막다른 곳, 관람 동선의 마지막은 어떤 작품일까. 그 곳엔 운보 김기창의 ‘점선(點線)’ 시리즈 2점이 기다린다.

예수생애도, 바보화조, 청록산수 등 화려한 색채를 머금던 그의 작업은 1989년 그의 나이 76세에 이르러 달라진다. 이전부터 해 오던 문자도의 연장선에서 회화적 서예의 실험을 해체하고 선과 점의 기운만으로 새하얀 캔버스를 묵직하게 채우게 된다.

기록에 따르면 점선 시리즈는 추상미술의 어머니라 하여 근원적인 차원에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점선 작업 중인 운보 김기창(1989년). 출처=운보 김기창 작품집

작업방식 또한 독특하다. 굵은 선은 붓 대신 대걸레에 먹을 흠씬 묻혀 이어 나가는 방법으로 표현하고 점에 있어서는 대형 붓을 사용함으로써 전형적인 묵필 감각과 전혀 다른 작품을 완성했다.

전시장에 상주해 이번 전시회를 안내하고 있는 도슨트 기경순 씨는 “한평생 이토록 다양한 창작의 세계를 구축한 작가는 드물다. 극도로 추상적인 차원의 점선 시리즈의 심상은 그가 이으려 한 노년기의 삼매경을 창출하고 있다. 관람객의 발길이 언제나 이 곳에서 오랫동안 머물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보묵전에는 김홍도, 조속, 최북, 한석봉 등 우리나라 미술의 좌표가 될 만한 작가의 수작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운보 김기창의 작품은 천재화가 70년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으며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유럽여행에서의 스케치와 신문연재 삽화까지 만날 수 있다.

전시는 6월30일까지. 입장료 7000원, 단체(15인이상) 6000원, 청소년·보훈 4000원.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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