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M 2019, 한반도 응급의료체계 협력방안 특별세션 개최

▲ "한 차원 더 높은 응급의학을"…세계 전문가들 집결 (CG)[연합뉴스TV 제공]

[경상일보 = 연합뉴스 ]  통일에 대비해 한반도 응급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하려면 북한과 지금부터 교류를 늘려 의료격차를 줄여가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 12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18차 세계응급의학회 학술대회'(ICEM 2019)에서는 15일 한반도 응급 및 재난의료에 관한 협력을 위한 특별세션이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이날 북한 응급의료체계 현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체계 방안 마련을 논의했다.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으로 사회간접자본이 부족하고 보건의료체계 역시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응급의료체계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도 제한적인 상태다.

    공소연 전 서울대병원 연구교수는 이날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분석한 북한의 재해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 기준 재난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나라"라며 "2007년 이후로 1천500명이 자연재해로 숨지는 등 북한 인구 대부분은 자연재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수가 가장 빈번한 재해로 나타났는데 이는 남한과 달리 날씨 예측시스템 등 대응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미래에 있을 재해 특성을 파악해 통일 이후의 포괄적인 재해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중앙TV, 태풍·홍수에 '경각심' 프로그램
(서울=연합뉴스) 북한 국가비상재해위원회 박룡식 과장이 지난해 11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태풍과 큰물(홍수)에 의한 피해 막이 대책을 철저히 세우자'는 프로그램에 나와 수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모습. 2018.7.11 
  

    정주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탈북민 대상 인터뷰 등을 통해 분석한 북한 응급의료 현실을 소개했다.

    그는 "북한에는 '119' 시스템이 없다"며 "개별 병원에 환자가 알아서 연락해야 하고, 연락을 받은 병원의 의사, 간호사가 현장에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어 "구급차나 구급약 등도 현저하게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한반도 응급의료 협력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스킨십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리 왈리스(Lee Wallis) 세계응급의학회 회장은 "남한 의료체계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이지만 북한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이런 격차를 줄여야 하는데 북한에 대한 정보가 현저히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력체계 마련을 위해서는 북한의 응급의료체계 담당 핵심인사와 접촉할 기회나 북한 의사들과 교류 방안을 모색하는 게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도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다각적으로 도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등 단순히 지원을 확대하기보다는 북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기정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개발도상국 지원 경험을 보면 좋은 병원을 짓고 구급차를 사줘도 작동을 안 한다"며 "지원국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의사 교육시스템 등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지금은 북한 의사와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남북 의과대학 간의 교류나 국제기구를 통한 북한 방문을 통한 실태조사 등 북한과 스킨십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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