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을 맞은 송철호 시장이 가장 먼저 내놓은 성과는 7대 미래먹거리(7­Bridge)다. 부유식 해상풍력,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해체산업, 백리대숲 품은 태화강 국가정원, 울산 첫 국립병원, 외곽순환도로와 광역철도 등이다. 그는 또 ‘글로벌 에너지허브 도시’라는 새로운 산업비전을 정립했다고 덧붙였다. 경제 활력과 일자리 창출, 신산업 생태계 조성과 주력산업 고도화 안착, 문화관광도시 자리매김, 포용적 복지 확대 등에도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울산의 미래를 내다보고 큰 그림을 제시해놓은 것은 틀림없다.

문제는 현실이다. 지금 우리나라 전체의 실물경제가 바닥을 기고 있고, 울산경제는 패러다임의 변화로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 울산의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헤매고 있고, 울산 3대 주력산업 중 자동차산업은 혁명적인 변화 앞에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와중에 울산의 자존심을 지켜왔던 현대중공업마저 흔들리고 있다. 송시장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음에도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하지만 “머지 않아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 오르막길에 진입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머지 않은’ 장래가 언제가 될 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 울산시민들의 답답함이다.

지난 2월12일 송 시장은 울산시의회에서 첫 임시회 시정연설을 했다. 당시 송 시장은 연설에서 9가지 시정방향을 밝혔는데, 그 맨 첫머리가 ‘울산형 일자리 창출’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시민들은 그 울산형 일자리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그러는 사이 울산 인구는 자꾸만 빠져 나가고 있다. 송 시장은 7대 미래먹거리를 강조하지만 시민들은 당장 내일모레 울산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불안해 하고 있다. 손에 잡히는 경제, 눈에 들어오는 일자리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이제 2년차에 접어들었다. 시민들은 송 시장의 진정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이러다가 ‘준비운동’만 하다가 끝나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울산시민연대는 지난 연말 취임 6개월을 맞는 논평을 통해 ‘이제는 실험이 아닌 증명의 시간이 도래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나서 다시 6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과연 6개월 동안 무엇을 증명했는지 궁금하다.

장기플랜 속에 단기플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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