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울산광역시 중구 태화강지방정원 십리대밭에 조성한 ‘은하수 길’이 최근 젊은이들의 데이트 성지로 떠오르면서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각 방송에도 소개돼 울산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자랑스럽고 고무적이다. 하지만 명칭에 있어 진한 아쉬움이 있다.

앞말이 옛날 거리측정 단위인 십리를 썼다면 뒷말도 이왕이면 ‘은하수 길’보다는 ‘은하수’의 옛말인 ‘미리내’에서 착안해 ‘미리내 길’이라고 불렀으면 더 어울리고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현재의 ‘십리대밭 은하수길’에서 ‘십리대밭 미리내길’로 고쳐썼으면 한다.

울산이 한 때는 급격한 공업화와 산업화로 인해 공해도시라는 오명도 있었지만 이를 벗어나 이젠 당당히 청정 생태환경으로 거듭난 걸 보여준 사례가 도심을 흐르는 태화강이다.

여기에 십리대밭이 푸르름을 더해 청정지역을 연상시켜 여름이면 십리대밭 납량특집으로, 최근엔 은하수길로 이른 바 뜨거운 곳(핫 플레이스)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때에 그 명칭을 옛스럽게 바꾸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울산은 일제강점기 우리말 사랑에 앞장섰던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향이 아닌가. 울산에 걸맞게 우리말을 잘 살린 ‘울산 쇠부리축제’나 ‘울산 큰애기 야시장’처럼 사소할지 몰라도 명칭 하나에도 우리말 사랑과 전통이 깃든 뜻깊은 표현으로 바꾸면 더 주목받으며 우리 삶이 보다 풍부하고 여유롭지 않을까. 심재호 울산광역시 북구 수동중앙길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