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게 집도 부럽다던 아내 소원 미뤘지만
지천명 지난 뒤에 전세나마 옮겨 좋다
성금에 보태보려고 쇠끝 줍는 친구 곁이.

▲ 김정수 시조시인

세상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따뜻한 가족, 이웃, 친구 모두가 소중하다.

요즘은 하늘보다 높은 게 부동산이라는데 웬만큼 저축해서 소형 아파트 하나 장만하기도 어렵다. 그러니 집 없는 서러움만큼 큰 게 없다. 현대인의 풍속도를 보는 듯하다.

지천명에 이르러서야 겨우 전셋집에 든 시인은 나보다 더 가난한 이웃에게 성금에 보태려고 쇳조각 고물을 줍는 친구 곁으로 이사 와서 좋다고 한다.

가진 것은 비록 넉넉지 않아도 작은 것이나마 나누고 베푸는 마음이면 그게 곧 부자 아니겠는가.

이런 사람들이 있어 황폐해지지 않고 행복한 세상, 이런 시심을 가진 분들을 울타리처럼 주변에 세워 둔 화자는 더 바랄 것이 없을 듯하다.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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