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원장급여도 없어
청원글에 3700여명 동의
울산 4년간 80곳 문닫아

저출산에 따른 아동수 감소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상당수 어린이집들이 운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 남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운영난 해소 방안 마련을 호소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어린이집 원장의 기본 생활권은 누구에게 호소합니까’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울산 남구의 모 아파트 관리동 어린이집 원장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월급을 제대로 못 받았지만 사명감과 함께 믿고 따라주는 학부모님 및 원생들을 위해서라도 섣불리 그만 두지도 못하고 있는 어린이집 운영자 중 한 사람이다”고 소개했다.

청원자는 이어 “최저임금의 인상 결과 교사들의 처우는 많이 향상 되었으나 저의 경우에 지난 1년 동안 제대로 월급을 가져간 적이 없다”며 “실제 지난 1년간 총 수입은 1850여만원, 월 평균하면 150여만원으로 지금의 최저임금에 턱 없이 모자란다”고 밝혔다.

이 청원자가 공개한 이 어린이집의 올해 4월 총계정원장(수입과 지출 등을 기록한 장부)에는 총 수입이 1665만원이었던 반면 총 지출은 1818만원으로 152만원의 적자가 났고, 이 마저도 원장의 급여는 미책정된 것이다.

그는 “어린이집 운영에 기본 지식이 없이 겁없이 덤벼든 것이 큰 착오였다”며 “소위 ‘프리미엄’을 주고 들어왔기에 지금 그만 둔다고 해도 그때의 금액 만큼 보장 받을 수 없어 선뜻 손을 놓지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골고루 잘 사는 나라가 되려면 사회의 약자 되버린 저희 원장들의 처우도 개선해달라”며 예산을 보육료 인상 부분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이 청원글에는 3700여명이 동의했다. 실제 최근 몇 년새 울산지역 어린이집들이 운영난에 따른 휴·폐원이 가속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남구지역에만 지난해 14곳이 문을 닫은데 이어 올해는 6월 현재 무려 19곳이 폐원했고, 1곳이 휴원중이다. 이에 울산지역 어린이집수도 2015년 934곳에서 해마다 줄어 올해는 5월말 현재 854곳으로 4년여새 80곳이나 문을 닫았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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