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절대로 마지막 카드는열지 않는다.」 오는 6월 한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에서 맞설 한국과 미국 축구대표팀이 각각 캘리포니아주의 샌디에이고와 클레어먼트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가운데 양팀 감독은 전력노출을 극히 꺼리고 있다.

 지난달 9일 서귀포에서 탐색전을 치렀던 양팀 사령탑이지만 20일(이하 한국시간)북중미골드컵에서의 2차 스파링에서도 100%의 전력은 노출하지 않겠다는 심산인 것.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은 10일 첫 훈련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유럽파 주전들이 빠진 미국을 맞아 전력을 숨김없이 100%를 가동하겠느냐는 물음에 대해 묘한미소와 함께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하자』고 말했다.

 지난달 휴가직전 가진 결산인터뷰에서 『현대축구는 숨길 것이 없다』며 호기(?)를 부렸던 히딩크 감독이지만 미국이 비정예부대로 나오자 생각이 달라진 듯 한발짝물러선 것이다.

 지난달 평가전 직후 『홈에서 열리는 골드컵은 가능한 한 정예멤버로 나설 것』이라고 했던 브루스 아레나 미국감독도 전력노출을 피하기는 마찬가지다.

 마이클 캐머맨 미국팀 언론담당관에 따르면 아레나 미국 감독이 이번 골드컵맴버에서 어니 스튜어트(네덜란드 NAC 브레다), 조 맥스 무어(잉글랜드 애버튼) 등 예선에서 활약했던 유럽파들을 대거 제외한 것은 소속팀의 반대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소집을 포기한 것이었다.

 캐머맨 담당관은 『선수들을 이번에 차출할 경우 소속팀에서의 주전경쟁에서 지장이 생긴다는 점과 가능성있는 선수들에게 테스트 기회를 주자는 차원에서 이들을소집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전략적인 고려가 없을리 만무한 상황이다.

 또 캐머맨 담당관은 미국팀 훈련의 취재 허용여부를 묻자 『훈련장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며 호텔내에서의 감독 및 선수 인터뷰는 가능하다』며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양팀 감독 모두 이번 골드컵에서 정면승부를 통해 자신감을 얻기보다는 선수 테스트 또는 조심스러운 탐색의 기회를 갖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은 이번 대결에서 상대방의 기선을 꺾어 자신감을 갖겠다며 벼르고 있지만 양팀 감독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담담히 「6월 대회전」만을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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