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결산회견
주장 제역할 100% 수행
형들 이강인 ‘폭로전’도
K리그 복귀 활약상 기대

▲ 20일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대표팀 K리거 출신 조영욱(FC 서울), 전세진(수원 삼성), 오세훈(아산 무궁화), 황태현(안산 그리너스), 엄원상(광주 FC·왼쪽부터)이 ‘U-20 출전 K리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가해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일군 한국 대표팀의 K리그 소속 선수들이 대회를 돌아보고 소속팀에 복귀하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U-20 대표팀의 K리거인 조영욱(서울), 전세진(수원), 오세훈(아산), 황태현(안산), 엄원상(광주)이 참석한 가운데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정용 감독 등 한국 대표팀 코치진은 자신이 생각하는 ‘내 마음속 골든볼’을 밝혔고, 선수들은 대표팀 막내였던 이강인(발렌시아)에 대한 형들의 유쾌한 반격을 펼쳤다.

U-20 폴란드 월드컵의 최우수선수(MVP) 격인 골든볼 수상자는 우리나라 대표팀의 이강인(발렌시아)이다.

▲ 20일 2019 FIFA U-20 월드컵 코칭스태프 결산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정용 감독이 이번 대회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한국축구 사상 FIFA 주관 남자대회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끈 정정용 감독은 ‘내 마음속 골든볼’ 주인공으로 주저하지 않고 주장 황태현(안산)을 꼽았다.

그는 “태현이와 2년 반 가까이 같이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지금은 톱 클래스에 있지만 ‘주장인데 경기를 못 뛰면 어쩌나’라며 걱정하던 때도 있었다”면서 “대표선수는 저마다 한두 가지 장점이 있어야 하지만 주장은 그 팀에 적합한지가 중요하다. 그런 선수가 필요한데 주장으로서 100% 제 역할을 감당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오균 코치는 소속팀 사정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정우영의 대체 선수로 발탁된 이규혁(제주)을 자신의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규혁은 4강전까지 팀이 치른 6경기에서 단 한 번도 뛰지 못했다가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후반 35분 교체 투입돼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번 대표팀 코치진은 경기에 뛰지 못하는 벤치 멤버들에게 “너희들이 잘 준비해야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며 ‘특공대’라 불렀다.

공 코치는 “이규혁이 특공대장이었다”면서 “팀을 잘 이끌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흘렀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대환 골키퍼 코치는 당연히 골키퍼 이광연(강원)에게 자신의 골든볼을 줬다. 오성환 피지컬 코치의 골든볼은 미드필더 박태준(성남)과 고재현(대구)에게 돌아갔다.

이 자리에서는 대표팀 막내였던 이강인이 귀국 후 환영식 자리에서 ‘대표팀 형 중 전세진, 엄원상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정상적’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형들의 반격이 있었다.

먼저 조영욱은 “이강인이 비정상이다”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우리가 좋다 보니 강인이가 까부는데 가끔 선을 살짝살짝 넘을 때가 있다”면서 “대회 중이다 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있고 예민한 부분도 있는데 그때도 강인이는 모르고 장난친다. 모르니 뭐라 할 수도 없다”면서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선만 조금 지켜줬으면 좋겠다”면서 “가장 못 참는 선수가 엄원상이다”며 폭로전에 엄원상을 끌어들였다.

이에 엄원상은 “가만히 밥 먹고 있는데 강인이가 욕을 하면서 ‘말 좀 하지마’라더라. 강인이가 뭔가 잘못 들은 건지”라며 거들었다.

오세훈도 뛰어들었다. 그는 “이강인은 정상적인 애는 아니다. 축구 부분에서도 우리와 다르고”라면서 “선을 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저는 가만있지 않고 침대에 던진다든지 해서 응징한다. 내가 한 번은 울면서 인터뷰하는데 ‘왜 우냐’라고 까불어대고 ‘세훈아’라고도 한 적이 있어 바로 응징했더니 이후에는 좀 무서워하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언제든지 다시 만날 수 있는데 추억은 간직하되 더 높은 레벨에서 만날 수 있도록 책임감 있게 경쟁력을 갖추라’고 했다”면서 “당장 이번 주부터 우리 선수들을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 운동장에서 바로 봤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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