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내내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음식도 일년 내내 추석 상차림만 같으면 건강에는 문제가 없을 듯하다. 물론 지방 섭취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전, 탕 등과 같은 고지방 음식은 피해야겠지만 추석 제삿상에 올라가는 기본 음식은 영양의 보고다.

 올 여름 유난히 잦은 비와 궂은 날씨 때문에 풍성한 수확량을 얻지 못한 농민들의 안타까운 마음도 헤아릴 겸 제삿상에 올라가는 제철 음식 조율이시(대추·밤·배·감)를 중심으로 그 효능을 알아본다.

 대추는 "대추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말이 있듯이 노화방지에 탁월하다. 동의보감에는 "대추가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비장을 보호하며 기운 보충을 효능이 있어 온갖 약의 성질을 조화시킨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이뇨, 강장, 통증 완화 능력이 뛰어나며 비타민, 미네날, 식이섬유도 풍부해 호흡기 질환에 좋다. 환절기에 자주 소화기에 호흡기 질환에 걸린다면 대추를 눈여겨 봐야 한다.

 밤은 성인병 예방과 신장을 보호하는데 좋다. 밤에 포함된 당분 성분은 경련을 진정시키고 위장기능을 강화시킨다. 성질이 달고 따뜻해 기관지와 신장 질환에 효험이 있다.

 박성하 동강한방병원 원장은 "밤은 위가 안좋은 태음인들에게 많이 쓴다"며 "특히 생밤은 비위를 도와주는 기능이 있어 차멀미로 메슥메슥해진 속을 달래주기 때문에 귀성, 귀가길에 먹어두면 좋다"고 말했다.

 배는 명절 동안의 숙취 해소에 이롭다. 이뇨작용이 뛰어나 붓기를 내리는데 좋지만 성질이 차서 많이 먹으면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기침·가래에 효과가 있어 기침이 심할 때 배즙에 생강 간 것과 꿀을 섞어 먹으면 효험이 있다. 효소가 풍부해 변비치료제로서도 손색없다.

 기침, 딸꾹질, 숙취, 각혈 등 민간요법에 널리 쓰였던 감 역시 북어국이나 재첩국 부럽지 않은 숙취 해소 효과가 있다. 감의 한 성분인 "후룩토오스"가 알코올을 분해하기 때문이다. 또 "탄닌"이라는 물질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 위궤양을 완화시킨다.

 삼색나물 가운데 하나인 고사리는 피를 맑게 한다. 단백질과 무기질 풍부하지만 배와 마찬가지로 성질이 차 소화기관 약한 사람은 피해야 한다. 충분히 삶아야 비타민 B1을 파괴하는 "아노이리나아제"를 제거할 수 있다. 도라지는 호흡기 질환에 좋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 시금치는 위장의 열을 없애고 술독을 제거한다.

 이밖에 박 원장은 "추석음식은 육고기와 기름에 튀긴 음식이 많기 때문에 당뇨나 혈압환자,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과식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상시에 기름기 많은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다. 그런데 추석에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육고기와 밀가루로 만든 전을 대책없이 집어 먹다 보면 반드시 배에 탈이 난다고 박 원장은 경고했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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