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10개월 남짓 남았다. 울산지역에서는 벌써 출마 예정자들의 정치적 행보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에는 정치신인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치신인들이 다수를 이루는 민주당이 완승함으로써 보수 일색의 울산지역 정치 지형도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총선이 지방선거 보다 신인들에게 더 불리하긴 하지만 어느 총선 때보다 신인들의 진출이 용이한 선거가 될 것은 틀림없다.

거리엔 정치신인들의 이름이 크게 적힌 사무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파란색, 빨간색 등으로 도배한 창문에 이름 석자가 크게 적혀 있으면 십중팔구 21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희망하는 정치신인의 사무실이다. 희망 지역구에 사무실을 마련한 그들은 각종 행사장이나 시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무작정 찾아다니고 있다. 정당 공천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여론조사 결과이기 때문에 신인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몸부림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출마예정자들의 숫자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 없다. 선출직에 한번도 출마한 적이 없는 그들 중에는 청와대와 정당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물도 있고 공직자 출신도 있다. 정치 또는 공직 경험 등 탄탄한 경력을 내세우며 기성 정치인들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서는 모양새다. 기존 울산지역 국회의원에 비하면 연령층이 대폭 낮아졌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러나 선거까지 불과 10개월밖에 남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현재 거론되는 인적자원이 많다고는 할 수 없다. 유권자의 선택권을 충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력발굴과 지원을 위한 각 정당들의 노력이 아쉽기만 하다. 매번 선거가 끝나고 나면 인력 발굴과 양성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큰소리를 쳐왔지만 언제나 허울 뿐이었다. 현역 국회의원 중심으로 운영되는 정당의 한계다. 경쟁자가 될 것이 뻔한 인물을 키우는데 예산과 노력을 쏟을 리 만무한 것이다. 그러고는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당선가능성과 인물난을 내세우며 인지도 높은 인물을 공천한다. 이렇게 해서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반복적으로 제한해온 것이 우리 정치권의 행태다.

국회의원은 국가는 물론 지역발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지역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은 자치단체장 못지 않다.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만한 인물을 뽑는 것이 유권자의 책임이자 권리이다. 하지만 정당이 어떤 인물을 공천하느냐가 유권자의 권리보다 더 중요해질 때가 많다. 여야 정당들은 인물 발굴과 지원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많은 정치신인들이 활발하게 선의의 경쟁을 통해 주민들의 검증을 거쳐 공천을 받는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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