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우리는 누구나 생각, 말, 전달, 이해하는 언어 활동을 통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언어가 있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이웃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이 언어를 통해 문화를 다른 사회나 다음 세대로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언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생활양식인 문화가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언어의 특성은 추상성, 자의성, 사회성, 역사성, 분절성, 개방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꽃’이라는 말을 살펴본다. 꽃은 우리 주변에 많이 실재한다. 그런데 ‘꽃’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종자식물의 번식기관, 모양과 색이 다양하며, 꽃받침과 꽃잎, 암술과 수술로 이루어져 있다’고 돼 있다. 이 사전적 해석을 보면 꽃의 공통 요소를 추상화하는 과정을 통해 개념화한 것이다. 이것을 언어의 추상성이라고 하고, 실제 사물인 ‘꽃’이라는 말과 사전의 추상적인 개념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이처럼 사물의 개념과 말소리의 관계가 필연적이지 않은 특성을 언어의 자의성이나 임의성이라고 한다.

그런데 언어사회에서는 말소리와 사물의 관계가 정확하게 연결되어야 의사소통할 수 있다. 이렇게 사물과 말소리가 약속되어 사용하는 특성을 사회성이라 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사물의 개념은 변화하지 않더라도 말소리는 변화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역사성이라 한다. 또한 완전히 연결된 사물을 표현할 때라도 언어는 분절하여 표현한다. 이것을 분절성이라고 한다. 우리 몸을 언어로 표현한다고 할 때 인간의 몸은 실제 일체로 연결되어 있지만, 언어는 연결하여 표현할 수 없다. 이런 현상을 분절성이라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완성품이 아니다. 언어는 특성을 보인 채로 진화하고 있다. 사회 발달에 따라 신조어들이 생성되고 있다. 이것은 언어가 개방성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언어는 지속해서 사회 변화에 맞추어 새로운 말을 만들어 신생, 성장, 사멸의 과정을 통해 발달하고 있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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