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硏 “철·구리 등은 미검출”
30년 경과 노후상수도관 5.9%
지난해까지 교체율 0.4% 불과
상수도본부, 노후관 파악 검사

울산에서도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의심 신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울산은 30년 이상된 노후 상수도관이 전체의 5.9%를 차지하고 있어 언제 인천·서울처럼 붉은 수돗물 사태가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울주군 구영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5월부터 음용을 위한 정수기에 설치한 필터가 붉은 색으로 변해 깜짝 놀랐다. 특히 이 필터는 교체주기가 4개월로 지난 2월말 교체했는데 3달도 되지 않아 색깔이 변해 다시 교체를 했다. 그러면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에 ‘붉은 수돗물’이 의심된다며 신고했고 현장확인을 통해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해당 수돗물은 탁도가 낮아 이상은 없었지만 노후 상수관에 의한 녹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우려해 중금속 중 철과 구리 검사를 했다.

수질연구소 관계자는 “수돗물 속에 망간이라는 금속이 포함돼 있는데 필터에 붙으면 흡착해 물 속에 산소랑 만나 색이 변했다. 망간은 독성이 적은 원소여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인천과 서울 사례와는 다르게 탁도가 낮고 중금속 중에서 철·구리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발생 이후 울산에서는 이처럼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의심 문의가 12건 발생했다. 이 중에서 문제가 되는 건은 없었으나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인천과 서울의 붉은 수돗물 검출 사태의 원인은 다름아닌 ‘노후 상수관’이 지목되고 있는데 울산도 노후 상수관의 비율이 6% 가량 돼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다.

환경부 상수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울산지역에 설치된 도수관·송수관·배수관·급수관 등을 포함한 상수도관은 전체 3360㎞로, 이 가운데 30년을 초과한 노후 수도관은 274㎞(5.9%)나 된다.

특히 문제는 이 노후 상수도관 중에서 지난해까지 교체를 마무리한 상수도관은 40㎞로 교체율이 0.4%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노후 수도관은 녹물 발생 가능성으로 주기적인 세척·갱생을 해줘야 하는데 울산은 2017년 이후 이 비율이 0%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노후 상수도관의 비율이 늘어날 것은 당연하지만 교체주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상수도사업본부는 올해 말까지 10.17㎞의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할 예정이라며 매년 50억원씩의 예산을 들여 2035년까지 노후 상수도관을 줄여가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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