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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을 문화공동체 허브로]아파트내 버려진 공간, 소통의 장으로 대변신(4) 햇살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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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4  22: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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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연극단 티셔츠를 맞춰 입은 아이들이 연극 대본 작업을 위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햇살작은도서관은 지난 3월 삼성꿈장학재단 공모사업에 선정돼 한 달에 2~3회 그림자연극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북구 중산동 디아채 아파트 내
창고로 방치된 건물 2층 활용해
‘기적의 도서관’ 자원봉사 엄마들
뜻모아 지난 2011년 도서관 개관
주민들 모이는 사랑방 역할 톡톡
다채로운 수업 직접 기획·운영
알찬 프로그램과 저렴한 비용에
신청자 몰려 대기자 줄 설 정도
지역 대표 작은도서관 자리잡아
인근 신설 도서관 조력자 역할도


햇살작은도서관이 자리 잡은 건물에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떠들썩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도서관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조용하게 앉아 책을 읽는 모습부터 떠올리지만 햇살작은도서관에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제일 먼저 이용객을 반겨준다.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책을 두고 열심히 자신들의 생각을 주고받는 아이들도 있다. 책을 빌리러 온 어른들도 자연스레 아이들의 안부를 묻는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시간이 나거나 책을 읽고 싶을 때면 인근 주민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레 햇살작은도서관으로 향한다.



◇먼지 쌓인 공간, 배움과 소통의 장으로 재탄생

북구 중산동 디아채 아파트 경비실 뒤편에 위치한 건물 2층. 지금은 햇살작은도서관이 자리잡고 있으나 2010년까지만 해도 이곳은 먼지만 가득 쌓인 채 방치되던 창고였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먼지가 뿌옇게 쌓여 을씨년스러워 보였던 이 공간을 작은도서관으로 재탄생시킨 건 인근 기적의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어머니들이다.

서경숙(40) 관장은 “당시만 해도 아파트 근처에 제대로 된 도서관이 없어 책을 빌리려면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했다. 아파트 내에 빈 공간이 있다는 걸 알곤 잘만 활용하면 멋진 도서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어머니들끼리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도서관에 있는 모든 물품은 어머니들이 발을 팔아 직접 구했다. 책장은 이사를 가는 집마다 쫓아다니며 모았고 책은 뜻있는 주민들로부터 기부를 받았다. 그렇게 2011년 문을 연 햇살작은도서관은 이젠 하루 방문객이 50~60명은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북구 중산동 내 대표 작은도서관으로 자리잡았다. 30평 남짓한 공간에는 9500여권의 장서가 빼곡하다.

거기다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닌 배움과 소통의 장으로 만들고자 도서관 수업도 도서관에서 봉사를 하는 어머니들이 9년째 직접 기획해 운영 중이다.

올해는 ‘삼성꿈장학재단 배움터’ 사업과 ‘작은도서관 책친구’ 사업에 선정돼 각각 그림자 연극 수업과 독서문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햇살작은도서관은 지난 2015년과 2017년 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 공모전에서 ‘그림자 연극 수업’으로 장려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알찬 프로그램과 저렴한 비용 덕분에 햇살작은도서관 수업은 신청자가 몰려 매번 대기자가 생길 정도다.

서경숙 관장은 “수업을 9년쯤 하니까 이제 봉사자들이 기본적으로 관련 자격증을 1~2개는 다 가지고 있다. 도서관에 아이들만 보내고 어른들은 잘 안 오는 경우가 있다. 어른들도 도서관과 친숙해질 수 있게 어른들을 위한 가죽공예, 퀼트, 요리 수업도 운영중이다”고 설명했다.

   
▲ 입구에서 바라본 햇살작은도서관의 모습. 총 9500여권의 책이 책장에 빼곡히 들어차 있고, 도서관 가운데에는 다양한 수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9년차 작은도서관, 견인차가 되다

재정 지원과 봉사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작은도서관들과 비교해 햇살작은도서관은 여건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운영자인 유미영(38)씨가 항상 도서관을 지키고 있고, 10명의 봉사자들이 시간에 맞춰 도서관 운영을 돕고 있다. 2013년 북구 네트워크 도서관에 등록되면서 많진 않아도 고정적으로 북구청으로부터 지원도 받고 있다.

지원금 대부분은 도서관 수업 운영비로 쓰인다. 햇살작은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수업이 저렴한 이유다. 유씨는 “재정은 항상 부족한 편이다. 운영비가 없을 땐 봉사자 어머니들의 재능기부로 벼룩시장을 열어 운영비를 충당한다. 작은도서관이 가지는 의미를 잘 아시는 분들이 많아 벼룩시장 호응도가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9년차 작은도서관인 햇살작은도서관은 다른 작은도서관들의 견인차 역할도 하고 있다. 북구 일대에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가 많아 새로 문을 여는 작은도서관도 많은데, 대부분이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미영씨는 “그저께도 인근 아파트 작은도서관을 방문해 책을 시스템에 등록하고 관리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왔다. 아파트 단지 내 작은도서관을 만들라는 법만 제정돼 있고 정작 작은도서관을 유지할 인력이나 지원, 운영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많은 아파트 내 작은도서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작은도서관이 구색만 갖추고 유명무실해지지 않기 위해선 운영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지자체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 도서관협회도 생긴 만큼 도서관끼리 서로 돕고 협력하면서 작은도서관들이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이 캠페인은 울산광역시, 울산시교육청, 롯데케미칼, 한국동서발전, 한화케미칼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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