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분쟁 중재노력을 펼치고 있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 등 분쟁의 양축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지도부와 연쇄 회담을 가졌으나 별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이스라엘 샤론 총리는 파월과의 회담에서 미국주도의 국제평화회의를 제안했으나 아라파트의 참여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팔레스타인측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파월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나 팔레스타인 자살공격 중단 등 폭력사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아라파트 수반이 감금된 라말라의 집무실에서 3시간여동안 진행된 회담이 끝난뒤 파월 장관은 성명을 통해 회담이 유익하고 건설적이었다고 말한 뒤 15일 아라파트 수반과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은 팔레스타인 자살공격 중단을 위해서는 이스라엘군의 즉각철수가 전제돼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아라파트 측근들이 전했다.

 파월 장관은 아라파트 수반과의 회담 이후 텔아비브로 돌아와 이스라엘 샤론 총리와 모셰 카차브 대통령을 잇따라 만나 이스라엘군의 신속한 철수와 예닌 난민촌전투 현장에 대한 긴급구호요원들의 접근허용 등을 촉구했다.

 하지만 샤론 총리는 이스라엘군 철수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미국주도의 중동평화회의를 긴급 제안했다.

 샤론 총리는 평화회의에 아라파트의 참여가 허락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 대변인은 이 회의는 미국이 보호하에 중립적인 장소에서 열리게 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요르단, 모로코, 사우디 아라비아와 걸프 연안국들이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팔레스타인 협상대표 사에브 에라카트는 즉각 시계바늘을 수년전으로 돌리려는 샤론의 수작이라고 일축했다. 예루살렘·라말라·카이로·텔아비브·워싱턴 AP·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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