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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원전지원금 확대,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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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5  21: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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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사람에게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산소, 물, 흙 등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돈과 명예, 가족 등 사회적인 가치가 부여된 것도 있다. 과학의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지금 공기나 물처럼 삶에 가장 기본적인 것 중 하나가 전기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위치에너지, 운동에너지, 열에너지 등 여러가지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꾼 것으로 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중 우리에게 익숙한 에너지원이 원자력 발전이다. 우리나라의 원전은 폐로된 고리1호기 상업운전(1978년)을 시작으로 현재 총 24기가 가동되고 있다. 2018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23.4%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는 원전이 깨끗하고 안전한 저비용 에너지원이라는 이유를 들며 지속적으로 원전을 늘려왔다.

그러나 최근 안전성 및 핵 폐기에 대한 천문학적인 처리비용 등이 확인되면서 이제는 원전이 우리가 생각하던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원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특히 1986년 체르노빌과 2011년 후쿠시마에 발생했던 원전사고 재앙이 우리나라에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2015년부터 다른 나라들처럼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을 기존 원전반경 8~10㎞에서 20~30㎞ 지역으로 확대했다. 울산의 경우 과거 울주군만 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됐지만 이같은 법률 개정에 따라 모든 구·군이 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됐다.

방사능방재 비상계획구역에 새롭게 포함된 울산 중구는 지난해 9월 월성원전 합동훈련과 11월 고리 연합훈련 등에 모두 참여했다. 그래서 장갑·덧신·안경 등 방사능 방재 세트 180개와 방진 마스크 4500개, 개인 선량계 30개, 표면오염감시기 2개 등을 구입했고 실전을 대비해 구청 직원 50여명을 방재 요원으로 지정해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방사능 방재세트 등 물품은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새로 구입해야하고 매년 훈련을 진행해야하는 만큼 인력과 예산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새로 지원받은 예산은 훈련비와 장비 구입비가 전부다. 방재계획 수립부터 장비관리, 방재요원 관리, 주민홍보까지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고작 1명에 불과하다. 원전 소재지인 인근 자치단체가 원전 관련 전담부서 1개과에 14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역민들을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장해 온 원전 전담부서의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예산난에 허덕이는 대부분의 기초지자체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헌법 제35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원전 인근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예외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환경권의 적용대상은 당연히 전 국민들이 되어야 하지만 원전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280만 국민들은 생존권적 기본권마저 박탈당하고, 정부의 각종 원전정책에서 소외된 채로 지난 수십년 동안 살아왔다.

수년전부터 원전지원금과 관련해 발전소주변지역법이나 지방세법 개정법안이 수없이 많이 국회에 제출되고 있지만 앞으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에서 힘을 모아 280만 국민들에게 환경권을 돌려주고 합당한 보상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2014년 방사능방재법을 개정하면서 지방세법 부칙에 ‘정부는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필요한 예산 지원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명시하였지만 아직까지도 지방세법은 바뀌지 않았다. 발전소 반경 5㎞이내 지역에만 기금을 지원하는 발전소주변지역법의 개정도 아직까지 요원한 상태다.

우리 중구는 주민들을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 환경권을 주민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뜻을 같이하는 전국 12개 지자체 실무협의회를 구성했다. 실무협을 통해 공동요구안을 마련하면 정부와 국회 등 정치권과 소통해 법률개정의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법은 권리위에 잠자는 자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독일의 법학자인 루돌프 폰 예링의 법언이 우리사회에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날을 조심스럽게 기대해보며 많은 분들이 이 길에 함께 해주시길 바래본다.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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