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습관 버리면서
6월 4경기 QS 행진

▲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 투수 장시환이 팀의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 투수 장시환(32)이 삼진 욕심을 버리는 데는 딱 10경기가 걸렸다.

장시환은 6월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을 펼치고 있다.

6월 성적은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4⅓이닝을 던져 2승 1패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 중이다.

이전 10경기에서 2승 5패에 평균자책점 6.86으로 부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선발 후보였던 노경은과의 자유계약선수(FA) 잔류 협상이 결렬되자 장시환에게 선발 한 자리를 맡겼다.

커리어 대부분을 불펜 투수로 보낸 장시환이 선발로 자리를 잡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제구가 문제였다. 첫 10경기에서 장시환은 경기당 평균 4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삼진 41개를 잡아냈지만, 볼넷은 25개를 허용했다.

하지만 6월 들어서는 달라졌다. 장시환은 6월 4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고, 볼넷은 경기당 2개로 줄어들었다.

22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친 장시환에게 홈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최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장시환은 당시를 돌아보며 “묘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시즌 초반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불펜투수로 던지던 버릇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주자가 나가면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삼진을 잡으려고 피칭했다”며 “그러다 보니 도망가는 피칭이 되고 투구 수가 많아졌다”고 했다.

발상을 전환했다. 그는 “선발은 긴 이닝을 던져야 하니까 삼진보다는 맞혀 잡는 피칭이 필요하다”며 “최근에는 타자 방망이를 맞히자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소개했다.

맞혀 잡는 피칭은 양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에서 시즌 초반부터 강조해온 대목이지만 선발투수로서 새 옷에 적응하는 데는 나름의 시간이 필요했다.

장시환은 이제는 투구 템포까지 빨라지면서 선발투수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는 “야수들을 빨리 쉬게 해주자는 생각으로 요즘에는 별생각 없이 공 잡으면 포수만 보고 던진다”고 했다.

물론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장시환은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이닝마다 들쭉날쭉했던 모습이 사라졌다.

그는 “지금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게 투구 밸런스”라며 “마운드에서 던진 날과 던진 다음 날을 빼고는 매일 마운드에서 (수건을 이용한) 섀도 피칭을 한다”고 했다.

그는 “전에는 힘으로 던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밸런스 위주로 던지니까 체력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제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전반기도 끝나지 않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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