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민선 7기 1주년 평가토론회에서 나온 설문조사 내용을 보면 실로 ‘참담’이란 단어가 절로 나온다. 토론자로 나온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송철호 시장 본인도 당혹스러울 것이고, 공무원 사회는 물론 시민사회진영도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과 ‘그래도 너무한 거 아냐?’라는 반응이 엇갈린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이같은 냉혹한 결과에 대해 눈을 감으면 안된다. 아직도 임기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부터 고쳐나갈지 심사숙고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 설문조사가 단지 시장을 헐뜯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작은 조언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평소 시정에 관심을 갖고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지역의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언론인, 학계, 전문직 종사자, 노동자, 시민단체 회원 등이 대상이었다. 따라서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취합해 여론을 일반화하기 위한 조사와는 차원이 다른 조사였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설문조사는 민선 7기 1주년 사이에 불거진 모든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송 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3가지 항목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도적 쇄신 및 개혁성 부족, 부적절한 인사, 소통능력 부족 및 소신의 부재 등이 그것들이다. 송 시장에 대한 응답자들의 건의사항도 똑 같았다. 소신행정과 인사혁신, 소통 등은 지난해 말에도 똑같이 거론된 항목들이다.

이번 설문조사의 평가 점수는 5점 만점에 2.55점이었다. 다시 말하면 시험에서 60점도 못 받은 낙제점이라는 뜻이다. 특히 부문별 평가 가운데 ‘공직자 인사’의 경우 언론은 1.71점, 학계는 1.79점, 전문직은 2.00점, 노동은 2.23점, 시민단체는 2.21점을 각각 주었다. 낙제점 보다 더 낮은 점수였다. 전문성도 없는 선거 공신을 시청의 요직에 앉히고 능력도 없는 인물을 주변에 발탁하는 이런 인사가 점수를 깎아 먹은 주 요인이었다. 송 시장의 평가가 계속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인사’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송시장이 돌아오면 조만간 인사를 단행할텐데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송시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인사와 소통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소신을 실현시키는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내 편이 아닌 일반시민과의 소통과 적재적소 인재 발탁 없이는 민선 7기 2주년도 똑같은 패턴을 반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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