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금융지원 현장간담회

신설투자 보증한도 별도 책정

특례보증기한 연장 등 건의

▲ 27일 울산을 방문한 최종구(오른쪽 두번째) 금융위원장이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업체 오토인더스트리에서 ‘주력산업 금융지원 관련 울산지역 현장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지역 주력산업 분야 중소기업들이 시설투자 지원확대, 신용보증 조건완화 등 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보다 현실적인 금융지원책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울산을 찾은 최종구 금융위원회장은 최근 발표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통해 기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보완하는 등 중소·중견기업의 금융애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7일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회사 오토인더스트리에서 ‘주력산업 금융지원 관련 울산지역 현장간담회’를 열고 울산과 경남지역 주력산업 중소기업들의 금융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관계자와 울산·경남지역 중소기업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이레테크 이해성 대표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공장신설 등 시설투자를 위해 금융기관에 자금을 요청해도 기존 보증한도가 있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정부가 기업들의 신설투자에 대한 보증한도를 별도로 운영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광 김광섭 대표는 “2003년 사업을 시작해 반도체 공장에서 배출되는 불소처리제 약품을 개발 매년 20~30%씩 성장을 기록했으나,최근 연구개발비에 많은 비용이 투자되면서 5년 간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졌다”며 “하지만 연구개발을 통해 핸드폰 강화유리에 사용되는 처리약품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일본에 수출하는 등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최근 실적이 안 좋다보니 신용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기관의 대출여건이 완화되지 않는 한 자금부족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중소·중견기업들의 유동자금 부족도 제기됐다.

미래인더스트리 강종수 대표는 “지난 10년 간 200억원을 투자해 조선해양 부품의 국산화 연구개발에 매진했으나, 조선해양산업이 무너지면서 극심한 구조조정을 겪었다”며 “다행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선경기가 살아나 매출액이 늘어났지만, 수주에서 납품, 대금지급까지 1년여의 긴 시간이 걸린다. 결국 기자재 구입비용 등 부족한 금액은 협력사들에 대한 대금지급을 연장하는 방법 등으로 악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행히 정부의 특례보증을 통해 일시적으로 숨통의 틔웠지만, 그또한 상환기간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기업들의 상황을 감안해 특례보증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그간 신용담보가 없는 업체에 대해 어떻게 자금을 지원할 것인가가 중소기업계의 가장 주된 문제였다. 그래서 만든 제도가 신용보증제도로, 앞서 제시된 신용등급이 낮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은 기업 등을 위해 단계적으로 신용보증제도를 신설해 운영중이다”며 “하지만 개별 기업별로 상황이 다르고 기본조건마저 충족하지 못하면 금융지원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제도를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꾸준한 모니터링과 산업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금융지원책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 19일 발표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통해 기술 혁신을 이끄는 제조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이 ‘경제활력 제고 특별운영자금’을 활용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최대 1%p 낮은 금리로 공급한다. 자동차·조선·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4대 주력산업과 드론·핀테크(금융기술) 등 혁신성장 분야의 중견·중소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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