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태훈 울산시 녹지공원과 산림담당

산사태는 한순간에 우리들의 행복한 일상을 앗아갈 수 있는 재해이다. 울산은 이러한 산사태에 안전할까? 울산에는 2018년 12월 기준, 834개소가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2016년 태풍 ‘차바’ 당시 울산은 총 45개소 26㏊의 산사태 피해를 겪었으며, 35억여원의 피해와 복구비 100억원 이상이 소요되었다. 산림청은 매년 국토 산림전반에 대해 산사태 우려지역을 조사해 지자체의 확인을 거쳐 취약지역으로 관리한다.

최근 사방사업의 필요성에 대하여 회자되는 울주군 대운산 계곡은 상시 맑은 물이 많이 흐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하천호안에서 토사석력의 침식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일부 구간에서 토석류 퇴적으로 계곡수가 지표로 흐르지 않고 토석류 속으로 흘러 건천이 되어가는 곳이 생겨나 새로운 곳(농지 또는 임야)으로 물길이 확산되어 가는 실정이었다. 계곡 일원은 산사태 위험성 때문에 2014년부터 산사태 취약지로 지정된 장소이다. 특히 유역면적이 넓어 집중호우시 하천변 농경지의 유실이 잦고 토석류가 퇴적되어 하부에 위치한 농지와 민가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 곳으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남부지방산림청 양산국유림관리소에서 사방댐 3개소, 계류보전시설 3개소를 설치한 바 있다.

그럼에도, 대운산 계곡은 2016년 태풍 ‘차바’ 당시 집중호우로 계곡 양안 사면이 침식되어 농경지를 유실시켰고 많은 양의 토사와 암석류가 하류로 유출되거나 또는 일시 멈춘 상태로 불안정하게 퇴적되어 있었다. 향후 집중호우시 수로가 변경되거나 계류 침식으로 산사태 피해가 심각해짐으로 농경지와 하류 민가는 물론, 다중이 방문하는 수목원 개원을 앞두고 피해예방을 위한 사방사업은 불가피하였다. 이에 울산시와 울주군은 전문가 현장검증 등 사방사업을 위한 타당성평가를 실시하고 2018년부터 2년간 산림유역관리사업을 추진하였다.

사방사업과 함께 추진하는 울산수목원은 대운산 계곡 변에 가림막, 경계 펜스 등으로 가려져 있던 사유지(전, 답)을 매수하여 계곡 경관을 일상생활 속의 터전으로 돌려주고 ‘수목’이라는 산림복지 자원으로의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다. 그간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수목원 공사현장이 산행에 불편하였거나 불필요한 개발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2016년 큰 피해를 입은 지역민이나 사정을 아는 이는 취약한 재해로부터 안전한 계곡환경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는 의견이다. 그간, 경작이라는 명분으로 일부 지주들만 누려왔던 대운산 계곡을 수목원 조성을 계기로 접근 가능한 친수공간으로 돌려놓는 것, 재난으로부터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지키는 사방(산림유역관리)사업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행정행위이다.

산사태 취약지는 유역의 형상과 면적, 임상, 지질(모암, 토심), 계상의 상태, 붕괴의 정도, 사면길이와 경사, 지형 습윤지수 등의 위험 요인은 물론 과거의 이력을 포함해 정한다. 울산시는 매년 취약지를 지정·해제하고 국가로부터 70%의 예산을 지원받아 사방사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총 7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사방댐 9개소, 계류보전 14㎞, 산지사방 10㏊, 산림유역관리 1개소를 추진 중에 있으며 우기 이전에 기존 사방댐 준설 등 사방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지금 당장 자연재난의 ‘산사태’의 피해가 적다고 하여 좌시해서는 안된다. 행복의 일상을 뺏는 재난은 ‘아차’하는 순간이다. 재난의 대응은 미리, 차근차근 해나가야 하지만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과 뜻을 모아 극복해 가는 지혜도 필요하다.

장태훈 울산시 녹지공원과 산림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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