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근 울산시민안전포럼 상임대표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도심 속의 산은 존재만으로 사계절 시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하며 봄은 꽃으로, 여름은 짙은 녹음으로, 가을은 단풍으로 겨울에는 추위 속에 포근함으로 시민들의 정서를 풍성하게 해 준다.

울산에는 영남알프스를 비롯해 산이 많아 등산하기 좋은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도심과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고 울창한 숲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산이 문수산이다.

문수산은 동쪽으로 340m의 영축산, 남쪽에는 543m의 남암산이 산맥을 이루고 동편으로는 남구 무거동과 울주군 청량면과 접해있고 서쪽은 삼동면, 남쪽은 웅촌면 북쪽은 범서읍에 접해 있다. 정상 아래는 신라 때 창건한 고찰 문수사가 있다.

문수산은 예나 지금이나 시민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도심의 허파’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울산시민뿐만 아니라 주변의 부산 등 영남지역 사람들이 자주 찾아 주말에는 1000여명이 찾을 만큼 유명한 산이다. 문수산은 장점이 많다. 우선 산행 출발지점이 많아 접근성이 좋은데다 모든 길이 숲길이라는 것이다. 출발 지점이 다르지만 일부코스를 제외하면 깔딱고개에서 합류하게 된다. 깔딱고개에서 하산하기도 하지만 가파른 오르막을 25분여 가면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이처럼 도심의 허파 역할과 산을 찾는 이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문수산이 과거에 비해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어 안타깝다. 울창했던 숲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여러 차례 태풍으로 수많은 나무가 쓰러져 산림이 훼손되었고 최근에는 재선충으로 소나무 수천 그루가 고사해 훈증 무덤이 등산길 옆을 차지하고 있다. 산림이 계속 훼손된다면 숲속 길 산행이 어려워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나무에 약제를 주입하며 재선충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산을 찾는 이들이 산을 아끼고 산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달에 깔딱고개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정비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흡족할 만큼 좋아졌지만 아직도 정비가 필요한 곳이 많다. 깔딱고개 아래쪽의 등산로가 아닌 길을 차단하는 등 등산객 안전과 산림보호 조치는 되지 않아 아쉬움이 많다. 산림 보호를 위해 여러 곳에 진입금지 표지와 조치를 해 놓았지만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문수산을 찾으며 특히 자주 찾지 않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출발지점에서 정상까지 거리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문수산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예를 들면 신복초등학교에서 출발하면 어느 지점 팻말에는 5.5㎞이고 깔딱고개에서 4㎞로 무려 1.5㎞가 차이가 나고 인근 대학에서 심어둔 돌 표지석과도 맞지 않다. 4㎞ 남직 되는 등산길이 지점마다 거리를 다르게 표기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부끄럽다 못해 수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출발지에서 정상까지 거리가 정확하지 않더라도 중간에 알려주는 거리는 같아야 한다.

자칫 길을 잘 모르거나 늦은 시간에 문수산을 찾아 거리 잘못 판단으로 하산 시간을 놓치는 경우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등산로를 정비하고 정해진 길로 산행을 하도록 하는 것은 산림보호 이전에 등산객 안전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문수산 산행의 진정한 묘미는 깔딱고개에서 정상으로 가파른 오르막에 있다. 그런데 수개월 전부터 깔딱고개 위 약 50m 지점에 수백㎏의 큰 돌이 굴러 내려와 등산로 계단에 걸쳐 있어 언제 굴러 내려올지 모를 위험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적당한 물리적 힘만 가하면 계단을 따라 굴러 내려오게 되어 있는 상태다. 혹시 문수산이 험산이 아니라고 안전을 가볍게 생각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문수산에서 종종 안전사고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산행은 힘들고 때론 위험이 동반하기도 하지만 산행을 하고 난 후 그 기분은 행복 자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등산로 정비에 이어서 등산객 안전과 산림 보호를 위한 제반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산을 찾는 모두는 산행안전과 산림보호 의무를 다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민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도심의 허파’ 역할이 계속될 것이다. 이성근 울산시민안전포럼 상임대표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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