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예술 전성이다. 전문예술가는 아니지만 직접 노래하고, 춤을추고, 전시하는 시민들 활동이 폭발적으로 늘고있다. 장르를 막론하고 이미 우리 주변은 생활예술바람이 휘몰아친다.

하지만 ‘문화기획’ 영역에 도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사람들의 욕구를 미리 읽어내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어려운 여건에도 행사를 이어갈 투지와 근력도 갖춰야한다.

일반 시민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작지만 의미있는 행보로 울산지역 공연기획의 일면을 담당해 온 사람이 있다.

문화예술 업종에 종사하는 전업 활동가도 아니면서 짧게는 7년, 길게는 10여 년 이상을 일반인은 엄두조차 못낼 기획공연을 이끌어 왔다. ‘오래 가겠어?’ ‘하다 말겠지!’하는 비아냥과 조롱은 이미 오래전 사라졌다.

뭉근하게 이어온 문화와 예술에의 열정이 조명되며 울산의 소중한 문화인력으로 부각되는 중이다.
 

▲ 300회 수요콘서트 앞둔 김봉선 밸리 대표.

김봉선 밸리 대표
삼산동 위치한 ‘밸리’서
7년째 ‘수요콘서트’ 진행
성악 중심 다양한 무대 꾸려
10일 300회 특별공연에는
히어로싱어즈 갈라쇼 선봬
“근사한 살롱문화 공간으로”

첫번째 주인공은 김봉선 밸리 대표다. 김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밸리(울산 남구 삼산동)에서 수요콘서트를 이어왔다.

콘서트는 주로 성악무대로 구성돼 왔다. 김동규, 김방술을 비롯해 박재영, 엘리사최, 김명재와 같이 내로라하는 성악인이 무대를 빛내줬다. 대중가요, 라틴댄스, 월드뮤직, 퓨전국악, 실내악으로 꾸며지기도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과 ‘진정 난 몰랐네’의 임희숙 리사이틀도 선보였다.

“공연을 마련해도 객석이 차지않아 서운할 때가 많았지요. 무엇보다 ‘술집’이라며 공연 자체를 폄훼하거나 외면할 때 마음이 아팠습니다. 울산에도 근사한 ‘살롱문화’ 공간이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그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고 싶었습니다.”

햇수로만 7년 째. 어느덧 300회 특별기획 수요콘서트가 10일 오후 9시30분 마련된다. 이번 무대는 5인으로 구성된 오페라 전도사들 ‘히어로싱어즈’의 갈라쇼로 구성된다.

“다행히 이 무대를 기다려주는 회원들이 하나둘 생겨나 힘이 납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드는데 더 힘을 내겠습니다.”
 

▲ 펍·버스킹을 알린 김정규 로얄앵커 대표.

김정규 로얄앵커 대표
성남동 위치한 ‘로얄앵커’
2001년부터 펍문화 이끌어
수·토요일 정기 재즈공연에
라이브·국악·밴드공연까지
유명 인디밴드도 찾는 거점
“일상서 자유롭게 즐겨보길”

두번째 주인공은 김정규 로얄앵커 대표다. 2001년 시작된 로얄앵커(울산 중구 성남동)는 당시로는 낯선, 펍문화를 즐기는 곳이었다. 김 대표는 오픈하자마자 재즈와 밴드공연부터 추진했다. 간헐적으로 선보이던 라이브는 10년 전 무대가 정비되며 본격적으로 이어지게 됐다. 초기에는 지역뮤지션 위주로 채워졌지만 지금은 유명 인디밴드가 부산 등 경상권을 투어할 때마다 빼놓지않고 다녀가는 거점이 되고있다.

“한번씩 이 어려운 걸 왜하나 반문합니다. 살림이 어려워서 이 일과 상관없는 아르바이트도 해야해요. 그래도 자유로운 재즈와 버스킹 문화가 서서히 자리잡는 걸 보면 보람이 느껴집니다.”

최근에는 김광석 추모공연, 모던사운즈재즈빅밴드, 재즈1959프로젝트 콘서트가 소위 ‘대박’을 쳤다. 늘 사람이 차는 건 아니지만, 수요일과 토요일 정기 재즈공연에는 젊은층과 외국인이 적지않게 찾아온다. 부정기적으로는 퓨전국악과 락밴드 공연이 주중에 열리기도 한다.

“바로 눈 앞에서 감상하는 무대는 감흥이 배가됩니다. 일상에서 자유롭게 공연을 즐기는 공간입니다. 여러분의 박수가 무대를 찾는 연주자와 공간을 운영하는 경영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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