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로봇을 만든 인간 사이
순수한 감정 교감 이야기 그려

▲ 인간을 사랑하게 된 로봇 이야기를 그린 영화 ‘조’.

가까운 미래, 커플들의 연애 성공률을 예측해 주는 연구소에서 일하는 조(레아 세두)는 함께 일하는 콜(이완 맥그리거)을 좋아한다.

콜과의 연애 성공률이 0%라는 결과를 받아들고 좌절한 조는 콜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콜은 조의 마음을 받아주는 대신 난감해하며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바로 조가 자신이 만든 로봇이라는 것.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조’는 이처럼 인간을 사랑하게 된 로봇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전반부 조의 정체가 로봇이라는 사실은 일단 숨겨진다.

그러나 관객은 이를 충분히 예상한다. 예상하면서도 헷갈린다. 조의 외면뿐 아니라 그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이 인간의 것이기 때문이다.

‘조’는 로봇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외피를 입었지만, 결국 인간들이 감정을 서로 어떻게 나누고 교감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순수한 사랑을 잃어버린 시대, 인간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기계나 약물 등에 의존한다.

반면 조와 콜이 만든 또 다른 로봇 애쉬(테오 제임스)는 진정한 사랑을 갈구한다. 조와 애쉬의 감정은 이제 갓 태어난 아이처럼 순수하다.

조가 콜이 애초에 설계한 것보다 더 깊은 감정을 느낄 정도로 진화하면서 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마치 2등 시민처럼 살아가는 로봇들 모습을 담아 영화 메시지는 더욱 심오해진다.

특히 레아 세두는 사랑에 빠진 순수한 모습의 조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 ‘조’는 프랑스 출신인 그가 영어로 모든 대사를 소화한 첫 번째 주연 영화다.

‘라이크 크레이지’(2011), ‘우리가 사랑한 시간’(2013), ‘이퀄스’(2015), ‘뉴니스’(2017) 등을 연출한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인간의 결함이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그 결함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다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느낀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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