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지내리에 불고기팜농어촌테마공원에 또다시 11억원을 들인다. 96억원을 들여 지난 2017년 6월 개장한 테마공원이 제구실을 못하자 2년만에 울주군이 물놀이장 등의 시설을 새로 조성,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물놀이장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여름 한철 잠깐동안 어린이를 동반한 인근 주민들의 방문이 늘어나기는 하겠으나 궁극적으로 불고기팜농어촌테마공원의 활성화를 위한 전략으로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불고기팜농어촌테마공원은 2010년 시작단계에서부터 논란이 많았다. 이미 불고기특구로 지정돼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언양이나 봉계가 아닌, 어정쩡한 위치의 상북면 지내리에 한우직판장과 한우테마관을 중심으로 하는 공원조성이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팽배했다. 언양과 봉계 상가번영회는 공개적으로 테마공원 백지화를 주장하는 등 반대가 끊이지 않았다. 반면 외지(정부)에서는 이들 지역이 모두 울주군에 들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근접공간으로 보고 불고기 테마 수변공원 조성이 독창적 농어촌소득 확대사업이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국비 32억원이 지원되면서 시비 10억원, 군비 54억원이 들어가는 공사가 시작됐고 7년여만에 완공을 보게 된 것이다. 결과는 역시 예상대로였다. 개장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다 시설관리도 되지 않았다. 애초의 목표대로 영남알프스와 연계해 관광객을 불러모으기는커녕 울산시민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

수변공간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공원화하기가 어렵지 않다. 전국적으로 성공한 사례도 수없이 많다. 지내리의 불고기팜테마공원처럼 실패한 사례를 찾는 것이 오히려 어려울 지경이다.

현재 불고기팜테마공원에는 저수지를 이용한 산책로를 비롯해 전망대, 관찰데크가 설치돼 있고, 광장공간에는 천막형 벤치와 어린이놀이터가 자리하고 있다. 핵심 공간인 한우불고기테마관과 한우직판장은 단층(399㎡)과 이층(연면적 722㎡) 전통한옥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어린이놀이터를 개선해 물놀이장으로 만들고 국도 24호선에서 공원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확장하고 가로등을 설치한다고 해서 불고기팜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 외 다양한 방안도 강구한다고는 하지만 한우직판장과 수변공간이 갖는 정서적 부조화, 불고기집 밀집지역인 언양과 봉계를 지척에 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울주군은 11억원이라는 적잖은 예산을 다시 투입하기 전에 불고기팜테마공원이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전문적 진단을 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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